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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서울시 쪽잠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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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도입후 이용자 10% 이상 뚝 떨어져…"조직생리 맞지 않다" 실효성 의문·아예 모르는 공무원도

잠자는 '서울시 쪽잠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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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서울시가 2014년 8월 공무원들의 피로를 줄여주기 위해 야심차게 시행했던 '쪽잠제도'가 유명무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가 하면 아예 제도 자체를 모르는 공무원도 있었다.

쪽잠제도는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오후에 낮잠을 자는 풍습인 '시에스타(siesta)'를 벤치마킹해 만든 서울시의 직원 휴식 정책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때 대권 도전에 나서면서 중앙정부 공무원들에게까지 쪽잠제도를 확대 도입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어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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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잠제도는 전날 밤샘 근무를 했거나 야근을 오래한 공무원, 임산부 등이 부서장의 승인을 받아 이용할 수 있다. 점심식사 후 오후 1시부터 최대 1시간 동안 낮잠을 자는 대신 출근을 1시간 일찍 하거나 퇴근을 1시간 늦게 하면 된다.
그러나 제도 도입 4년차를 맞아 쪽잠제도가 '반짝' 시행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 한 7급 공무원은 "2014년에 들어본 것 같은데 쪽잠제도를 쓴 사람을 본 적 없다"며 "낮잠 잘 시간에 일하고 빨리 퇴근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쪽잠제도에 대해 묻자 "모른다"고 짧게 답했다.

시에서 수 십 년 간 근무하고 있다는 한 남성 공무원은 "다른 직원들 다 일하고 있는데 잠을 잔다는 건 조직생리상 맞지 않다"며 쪽잠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관리자인 팀장급 공무원들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의 한 팀장급 공무원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산책하거나 조는 직원은 봤어도 쪽잠제도를 활용하는 직원은 못 봤다"고 했다. 또 다른 팀장도 "발령 받은 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공식적으로 쪽잠제도를 이용하겠다고 한 팀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용자수도 감소하고 있다. 2014년 8월 시행 후 같은 해 9월10일까지 112명이 이용한 이래 2015년 1만1497명이 이용해 근무일(250일) 기준 하루 평균 45.9명이 이용했다. 그러나 지난해(1~5월ㆍ4173명)엔 하루 평균 40명 이용하는 데 그쳐 이용자가 10%이상 뚝 떨어졌다.

더군다나 지난해 6월부턴 쪽잠제도 담당부서에서 부서별 쪽잠제도 이용 실적을 파악하지 않고 있다. 시 공무원들이 쪽잠제도를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 담당부서 관계자는 "직원들이 눈치 안보고 쉴 수 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부서 자율적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현황 파악을 따로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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