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한가지 테스트를 해볼게요. 지금 당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빨간 색을 찾아보세요. 10초 드리겠습니다. 뭐가 보이나요? 빨간색 볼펜, 소화기, 립스틱, 빨간 장미, 광고 속 모델이 입고 있는 빨간 옷 등등 갑자기 눈에 빨간 색만 들어올겁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어떤 상황이나 사람 때문에 힘들다고 이를 괴로워하고 절망하는 데에 모든 에너지를 다 쏟고 있다면 그 고통은 우리의 모든 신경을 장악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상황을 개선시키는 데 쏟을 에너지가 남지 않게 되지요.
12년 전의 저도 그랬습니다. 오랫동안 가난과 가정불화에 시달리고 주변의 친구나 동료들과 저를 비교하며 박탈감과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었던 저는 꼬일대로 꼬여 있었습니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 세상은 왜 이토록 불공평한지….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안 좋은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났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제가 세상을 원망하고 저주하는데 세상이 제게 축복을 베풀 리 없으니까요.
그 삶의 밑바닥에서 꿈목록을 썼습니다. 그리고 인생은 바뀌었습니다. 분명히 이 우주는 그대로인데, 내가 달라졌기 때문이지요. 제가 원하는 삶에 초점을 맞추자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수많은 기회들이 눈에 들어왔고 제가 이루고 싶은 꿈들을 먼저 이뤘거나 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제가 먼저 다가갔습니다. 그렇게 바쁘게 살다보니 불평불만할 시간도 없이 12년이 흘렀고 70개의 꿈이 이루어 졌더군요.
고통이라는 것은 계곡의 급류와도 같아도 무방비 상태로 있는 우리를 휩쓸어 버립니다. 그 상황에서 왜 물이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흐르지 않는지, 왜 이렇게 물살이 거센지, 왜 하필 나한테 이런일이 닥쳤는지 따지고 원망해봤자 상황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차라리 저 멀리 예쁜 꽃들이 피어있는 언덕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온 힘을 다해 한발짝 한발짝 내딛어 보세요. 그 언덕에 안전하게 도착한 후 나중에 예상치 못했던 물길의 흐름을 곱씹어 보아도 늦지 않습니다.
힘들고 아플 때 주저앉아 엉엉 울고 주변사람들에게 위로를 구하는 것도 분명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힘든 상황이나 사람 그 자체에 집중하면 거기에 매몰되어 빠져 나오기가 더 힘들어지고 주변사람들도 서서히 지치게 되지요. 그럴 땐 차라리 좋아하는 춤을 추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야외에 나가서 신나게 뛰어보면 어떨까요? 잠깐이나마 힘들었던 것을 잊게 될 겁니다.
거기서 한발짝 나아가 내가 원하는 삶을 그려보세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보세요. 거기에 온 신경을 쓰다 보면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들에 신경쓸 틈이 없습니다. 그렇게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원치 않는 것들이 눈앞에서 사라집니다.
김수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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