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표 콩국수, 맷돌 믹서기 하나면 OK"
이재우 홈밀맷돌 대표, 가정용 개발…건강 바람 타고 10배 성장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TV 채널을 돌리다 홈쇼핑에서 귀에 익은 성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믹서기를 판매하고 있다. 그저 그런 믹서기인가 싶어 채널을 돌리려다보니 믹서기 안에 '맷돌'이 들어 있다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재래식 맷돌 방식을 응용해 만든 믹서기여서 가정에서도 쉽게 찹쌀을 갈아 떡을 해먹고 콩을 갈아 콩국수나 두부를 해먹을 수 있단다.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던 차라 주문을 결심한다.
멀티 믹서기 '홈밀맷돌'의 일반적인 판매 패턴은 이렇다. '칼날이 들어있는 일반적인 믹서기를 사용하면 영양도 맛도 떨어지는데, 예전 맷돌로 갈아먹는 그 맛을 내면서도 큰 돌을 돌리는 수고를 덜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의 결과가 홈밀맷돌이다. 25년 전 업소용으로 첫 출발한 제품이 변신에 변신을 거쳐 지금의 가정용으로 새 옷을 입은 건 4년 전이다.
이재우 홈밀맷돌 대표(49)는 "주로 음식점에서 사용했던 구형 제품은 사용법 숙지가 힘들어 매번 배워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가정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 걸 만들자는 생각에 4년 전부터 연구개발 투자 끝에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새로 태어난 홈밀맷돌로 법인을 새로 세운 것은 2014년 8월이다.
홈밀맷돌 믹서기는 재래식 맷돌과 강판의 원리를 활용해 고운 입자로 분쇄가 가능하다. 영양소 파괴가 적어 자연 그대로의 맛과 향, 색을 느낄 수 있다. 인덕션 모터를 사용해 소음이 적고 냉각장치에 의해 열 발생이 적어 장시간 사용도 가능하다.
핵심은 믹서기 안에 들어가는 진짜 맷돌이다. 홈밀맷돌에 사용되는 세라믹 맷돌은 장석, 규석, 점토 등의 무기질 성분의 가루를 맷돌 모양으로 다듬어 3일간 말린 후 1350도까지 올라간 가마 속에 넣어 구워낸다. 이 대표는 "조금이라도 불량이 발생하면 그 돌은 폐기처분한다"며 "이 과정에서 약 10%가 제품화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홈밀맷돌은 맷돌 구조와 모터 등에서 특허가 적용된다. 여러 업체들이 비슷한 제품을 개발하다 결국 실패한 데는 홈밀맷돌의 특허를 우회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새 옷을 입은 홈밀맷돌 역시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2015년 공영홈쇼핑 개국방송 당시 홈밀맷돌은 상생 창의혁신 제품으로 발굴되는 행운을 얻었으나 판매에서 고전을 거듭했다. 출시 당시 가격(29만8000원)이 비싸다는 인상을 줬다. 맷돌을 뺐다가 끼우는 게 어렵다는 소비자 지적도 있었다.
이에 이 대표는 탈착이 편한 방식으로 돌 모양 디자인을 싹 바꾸고 돌의 강도를 키우는 등 개선안을 마련했다. 가격대도 지난해 8월부터는 10만원가량 낮췄다. 이 같은 변화는 성과를 불러왔다. 2015년 5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은 지난해 42억원으로 10배가량 성장했다. 이에 인력도 같은 기간 10명 남짓에서 40명선으로 늘었다.
이 대표는 '콩국수의 계절'인 여름 성수기를 맞으면 현재 매출의 2배가량을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달에만 7억~8억원 매출을 올린 상태다. 올해 목표는 최대 2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이를 위해 생산능력도 월 5000대 수준으로 늘렸고 오는 3월까지 1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공영홈쇼핑 외 다른 판매 채널에 대한 검토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처음 지인들의 '신기하다'는 반응을 넘어 이제는 이미 구매를 했던 소비자가 사무실에 직접 찾아와 재구매 의사를 밝히기도 하는데 이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요즘 믿고 사먹을 식품이 사실 많지 않은데 맷돌이라는 아날로그 아이템을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만들어 먹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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