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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 위 붉은 닭’ 이상원 화백 촉야展

최종수정 2016.12.15 16:04 기사입력 2016.12.1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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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이상원 화백(사진)이 가장 아끼는 작품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특히 닭의 왼쪽 날개를 과감히 생략해 오히려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진=김세영 기자]

지난 14일 이상원 화백(사진)이 가장 아끼는 작품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특히 닭의 왼쪽 날개를 과감히 생략해 오히려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진=김세영 기자]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새하얀 설경 위에 닭 벼슬의 붉은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는다.

이상원 화백(81)은 12월15일부터 내년 4월16일까지 이상원미술관(강원도 춘천시 사북면)에서 열리는 ‘촉야(燭夜)전’을 통해 ‘대자연_닭’ 연작시리즈 서른아홉 점을 발표한다.

‘촉야’는 ‘밤을 밝히다’, ‘어둠을 밝히다’는 뜻으로 여명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가 지닌 상징적 의미와 연결된다. 닭을 일컫는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이 화백은 2000년 고향인 춘천으로 작업실을 옮기고 나서 자연을 소재로 작품을 다루기 시작했다. 주로 호박, 순무, 소, 닭, 호랑이 등을 그렸다. 그러한 작품은 ‘대자연’이라는 연작으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숫자가 많다. 이번에 발표된 작품은 이상원미술관 개관(2014년 10월18일) 전후, 2년 동안 작업한 신작이다.

전시된 작품들은 100호가 열다섯 점, 50호가 열아홉 점이며, 큰 화면 안에 배경이 생략된 채 닭이 그려져 있다.
이 화백은 닭이 유익한 존재인 동시에 ‘새벽을 일깨우는’ 역할을 해왔다는 상징성에 매료됐다. 또한 어리석은 듯 보이지만 때때로 용맹한 기운을 내뿜는 닭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 화백은 인간의 삶과 친근한 닭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옛날 시골에선 옆집이 닭을 키우지 않으면 무시했다. 그 정도로 닭은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영양을 공급하는데도 쓰였지만, 손님을 대접할 때 쓰이던 귀한 동물이었다. 시간관념도 투철하다. 요새는 닭을 키워 잡아먹는 데에만 쓰이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상원미술관 전경 [사진=김세영 기자]

이상원미술관 전경 [사진=김세영 기자]


이상원 대자연_닭, 한지위에 먹과 유화물감 ink, oil paint on Korean paper  125x82.5cm 2014

이상원 대자연_닭, 한지위에 먹과 유화물감 ink, oil paint on Korean paper 125x82.5cm 2014



독학으로 미술을 시작한 이상원 화백은 사실주의 기법에 기초해 작업한다. 한지와 먹, 유화물감을 혼합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통수묵화의 표현방식을 유지하되 유화물감으로 강렬함을 지속한다. 또한 담백함을 유지하면서도 특유의 날카로운 기질이 있다.

그래서 여느 작품처럼 닭을 작고, 유약한 존재로 그리지 않았다. 큰 화폭에 그려진 닭은 날카로운 발톱과 작지만 매서운 눈동자, 펄럭이는 깃털까지 위풍당당하다. 전시된 작품은 날개 또는 몸통의 일부를 여백으로 처리하는 등 자유롭고 대범하게 표현했다.

그림의 완성은 역시 화룡점정(畵龍點睛). 이 화백은 “닭은 눈을 잘 그려야 비로소 그림이 살아난다. 처음 2~3개월은 눈만 그렸다. 닭 그림이 쉽질 않다. 사실 닭은 표정도 움직임도 별로 없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 모습은 긴장감이 없다. 자연스럽게 동작을 만들어내는 데 애를 먹었다”고 했다.

닭을 수년간 그려온 이 화백은 닭의 강인한 생명력을 표현하며 자손 대대로 풍요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산자락에 고즈넉이 자리 잡은 미술관에서 내리는 눈을 보고 있노라면 한 해의 아쉬움을 비워낼 수 있다. 더불어 2017년 정유년(丁酉年), 붉은 닭의 해를 맞아 전시된 작품으로 건강하고 활기찬 기운을 채울 수 있다.

눈 내리는 이상원미술관 외부[사진=김세영 기자]

눈 내리는 이상원미술관 외부[사진=김세영 기자]


이상원 미술관 전경 [사진=김세영 기자]

이상원 미술관 전경 [사진=김세영 기자]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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