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으로 동행 당시,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열린 만찬에 나온 와인을 마시고 깜짝 놀랐다.
프랑스산 와인인 줄 알았던 와인이 중국산이었기 때문이다. 고급스러운 맛에 감탄한 신 회장은 그때 결심했다. "중국도 이렇게 좋은 와인을 만드는데 우리도 질 높은 국산 와인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이었다.
롯데주류는 고민했다. 기온과 강수량, 토질 등 국내 환경에서 높은 수준의 양조용 포도를 제배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신 회장은 밀어부쳤다. 2년이 지난 현재 신 회장의 국산 와인에 대한 의지는 결실을 맺게 됐다.
롯데주류가 이달 초 일명 '신동빈 와인'을 출시한다. 신동빈 와인은 이달로 예정된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와 향후 그룹 내 주요 행사에서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주류는 그동안 양조용 포도 품종을 찾아내고 재배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양조용 품종인 까베르네 쇼비뇽 등은 토양과 기후 여건상 재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에서 자랄 수 있는 양조용 품종으로 블렌딩 해 만든 제품이다.
롯데주류는 2009년 두산으로부터 주류사업을 인수하면서 경북 경산시에 있는 와인 제조 설비도 함께 넘겨받아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설비로 롯데주류는 마주앙을 제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대로 된 맛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화이트 와인은 경북 의성군에서 계약 재배한 양조용 포도로 사용해 맛을 내고 있지만 레드와인은 국산 포도 품종 특성상 제대로 된 맛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주류가 만들고 있는 마주앙 레드와인 역시 칠레산 원액을 80% 가량 혼합해 만들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국산 포도 100%로 만들었고 국산 와인 대중화에 한 발자국 나아갔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국내 포도산업 저변 확대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산 포도로 만든 와인을 제조하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있다"며 "출시 후 반응을 살펴본 뒤 관련 제품들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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