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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뽀개기-출퇴근의 역사]①매일 5억명이 겪는 '통근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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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뽀개기-출퇴근의 역사]①매일 5억명이 겪는 '통근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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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주인공 앨리스를 이상한 나라로 끌어들이는 '흰 토끼'는 계속 시계만 쳐다보며 "오 이런, 이러다가 늦겠어"란 말만 중얼거리며 뛰어간다. 앨리스는 그 토끼를 쫒아가다 토끼굴에 빠지게 되고 거기서부터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소설이 나왔던 19세기만 해도 누군가가 시계를 쳐다보며 늦겠다고 뛰어가는 모습은 희한한 광경이었다. 의사들은 점차 출근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이 시간에 대한 편집자적 증세를 보인다며 현실을 개탄했고 출·퇴근길의 교통사고보다 지각을 더 두려워하는 현대인의 심상에 대해 연구했다.
하지만 오늘날엔 그저 어느 누구나 출근길에 경험하는 일상이다. 매일 전 세계에서 5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직장을 향해 이동하고 다시 업무가 끝나면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다. 지난 20일 출간된 '출퇴근의 역사'(원제: Rush Hour)는 이러한 우리의 일상이 과연 정상적인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통근은 아궁이와 사냥터를 '분리'시켜 놓으려는 원시인간의 본능 중 하나"라며 원격통신의 개발과 재택근무가 얼마든지 가능한 환경에서도 통근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언 게이틀리 지음·박중서 옮김·책세상·1만9800원)

▶주요키워드: 역세권, 철도, 버스, 자동차, 지하철, 자전거
▶작문거리:

①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통근열차: 아인슈타인이 스위스 베른에서 특허국 직원으로 일할 당시 매일 통근열차를 타고 출근을 했다. 출근길 시청의 시계탑을 항상 창밖으로 바라보던 아인슈타인은 어느날 시계바늘이 움직이기도 전에 열차가 출발하는 것을 보고 상대성 이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시간보다 훨씬 빨리, 만약 빛의 속도로 열차가 움직인다면 열차는 시간의 간섭을 받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②점심에서 져녁으로 이동한 만찬(Dinner): 원래 영어단어 'Dinner'는 11세기 오전 11시에 먹던 만찬을 의미했고 18세기까지도 오후 3시 정도에 먹는 만찬을 의미해 그 이후부터는 저녁으로 휴식시간을 의미했다. 오후 3시 만찬 이후 사람들은 오후 10시쯤 야식(Supper)를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통근이 정착되면서 사람들의 퇴근시간은 오후 6시 이후로 느려졌고 19세기에 이르러 오후 7시 이후의 만찬이 Dinner를 의미하게 됐다. 원래는 음식을 먹지 않던 시간인 현재 오전 12시~1시 사이의 점심(Lunch)시간은 저녁시간이 느려진만큼 정찬의 한끼 식사로 변모했다.

③출근길 덕에 발전한 출판사업: 통근이 보편화되기 전까지는 신문, 잡지, 소설 등 출판물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았고 사람들은 소규모 가내수공업장이나 농장에서 일하면서 서로 대화하는 것을 즐겼다. 그러나 생전 모르는 사람들과 얼굴을 맞대고 있어야하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이 보편화되면서 얼굴을 가리고 시간을 때울만한 거리가 필요했으며 이것이 신문과 잡지, 소설의 대량 출간과 이어졌다. 현재는 스마트폰이 이와같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논술거리:

①스크린도어 사고: 지하철 안전을 위해 설치한 '스크린도어'로 인해 올해 4차례의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출퇴근과 관련해 가장 규모가 크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안전은 올해 중요한 사회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얼마 전 19세 청년이 사망한 김포공항 역의 스크린도어는 일반 역에 비해 8배 정도 사고가 많아 계속 문제가 지적됐으나 쉽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도시철도공사의 예산문제, 성과연봉제에 대한 반발, 공사와 하청업체 사이에서 착취당하는 계약직 노동자 문제 등 여러 사회문제도 함께 포함돼있다.

②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기존 만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서울도시철도공사가 기획재정부에 무임승차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건의했다. 연령 상한제한과 함께 출퇴근 시간에는 무임을 금지하는 시간제도 적용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행처럼 만 65세 이상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가 계속되면 2020년 연간적자는 3392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③역세권의 탄생: 19세기 중엽까지는 주로 농촌이나 소규모 가내 수공업장에서 가정과 근무지의 구분이 불명확했다. 그러나 증기기관의 등장과 철도기술의 발전으로 일일 생활권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도심지와 교외 주거지역이 분리되기 시작했다. 산업혁명 초창기에는 콜레라 및 각종 전염병으로 오염된 도심지에서 벗어나 좀더 안전하고 청결한 교외지역으로 이주하려는 중산층의 욕구와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철도의 발전이 맞물리면서 역세권이란 새로운 개념이 탄생했다. 현대의 역세권은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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