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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 "국민께 사과…청렴성은 법관의 존재가치와 직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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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당혹..."청렴성 금 가, 법관의 존립 기반 흔들릴 우려"
"법조계, '공수처' 등 외부 견제기구 필요"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회의실. 정시에 맞춰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온 양승태 대법원장은 "현직 부장판사가 법관의 직무와 관련해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구속된 일로 인해 엄청난 충격에 휩싸여 이 모임을 열고 있다"라 말문을 열었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에서 개최된 전국 법원장 회의에 앞서 10쪽 짜리 사과문을 읽어 내려갔다.

◆참담ㆍ당혹…"청렴성 금 가, 법관의 존립 기반 흔들릴 우려"=양 대법원장은 "법관이 지녀야 할 가장 근본적인 직업윤리와 기본자세를 저버린 사실이 드러났고, 그 사람이 법관 조직의 중추적 위치에 있는 중견 법관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가 느끼는 당혹감은 실로 참담하다"고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한 법관의 잘못된 처신이 법원 전체를 위태롭게 하고 모든 법관의 긍지와 자존심을 손상시키고 있다"며 "이로 인해 법관 전체의 도덕성마저 의심의 눈길을 받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부정을 범하는 것 보다 굶어 죽는 것이 더 영광이다'라는 말을 인용해 법관의 청렴성을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청렴성에 관한 신뢰 없이는 사법부의 미래도, 법관의 명예도 없다"며 청렴성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면, 재판의 정당성 상실과 법관의 존립 기반 자체도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관들에게는 법원이 연대책임을 가진 조직임을 강조했다.

◆법조계, '공수처' 등 외부 견제기구 필요=10여분간의 모두 발언이 끝나고 시작된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는 이번 '뇌물판사' 사태와 관련해 자체감사ㆍ법관윤리 강화 등이 논의된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각급 법원장 33명과 양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4명, 법원행정처장 등 법원 수뇌부는 회의가 끝나는데로 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법원이 이례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하며 재발방지와 개혁을 다짐하고 나섰지만 회의적인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전문가들은 결국 외부 견제 및 감시 장치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입을 모은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법원 내부의 감찰이나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는 최근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법원은 엘리트의식이 무척 높은 조직"이라면서 "심지어 법으로 법관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인 서보학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내부적으로 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사람을 믿어달라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법치주의는 사람이 아니라 제도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같은 기구가 그래서 필요한 것"이라면서 "법원 뿐만 아니라 법조계 전체와 관련해서 공수처 같은 의미 있는 외부 견제기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법관 아닌 법조인들에게는 '감히 법원을, 감히 법관을' 이라는 인식이 짙다"면서 "법조계 전반과 법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외부 견제기구를 구축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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