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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걸린 딸을 위해 무설탕 식품 만든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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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김주호 엔자임팜 영농법인 대표
조청 활용 유기농 식품 개발…시럽, 잼, 라떼 등 개발
건강한 식단 인정받아 올해부터 신세계, 농심 등 출시


[아시아경제 최경필 기자]아토피에 시달리는 어린 딸을 보며 아빠는 건강을 되찾아주고 싶었다.
결국 그는 든든한 직장, 화려한 도시를 떠나 아토피에 시달리는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위해 천연 무설탕 식품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아토피 걸린 큰 딸 위해 고향으로

김주호 대표

김주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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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7살의 아빠 김주호(전남 고흥군)씨.
그는 고향인 고흥군 과역면 외로마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도시로 떠났다.

공대를 졸업한 공학도였던 그는 반도체와 전기가 통하는 실리콘을 만들던 회사의 연구원이었다. 결혼도 했고, 두딸을 낳았다. 현재는 10살, 8살이다.

하지만 큰 딸이 태어난 지 3개월째부터 심한 아토피에 시달렸다. 아침에 일어나면 어린 딸의 피부에서 흐른 피가 이불을 적실 정도였다.

남들보다 일찍 이유식을 시작한 딸. 바로 이유식이 문제였다.

피부에 좋다는 약재로 목욕도 시켜보고 아이방을 황토방으로 만들어 보았지만 별효과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결국 사랑하는 딸을 위해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은 공기 좋은 고향으로 가는 것이었다.

공학도로서 승승장구하던 10년 동안의 도시 삶도 미련 없이 던지고 오직 딸의 건강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는 암으로 투병 중이었다.

김씨의 딸은 고향에 정착한지 한 달이 지나면서 아토피 증세가 수그러들었다. 오직 맑은 공기와 친환경 곡식, 화학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음식뿐이었다.

딸의 아토피는 6개월만에 완전히 완쾌됐다.

그가 딸을 위해 평소에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조청을 사용해 설탕을 대신했다.

그 외에도 모든 음식재료에서 유기농 농산물을 사용하면서 아토피를 물리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유기농 무설탕 식품 개발

공학도였던 젊은 아빠는 그때부터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위해 유기농 제품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설탕을 대신할 수 있는 우리 전통의 유기농 곡물당(조청) 제품을 비롯해 무설탕 잼, 아이들 간식용으로 무설탕 라떼 등 천연 유기농제품을 개발했다.

설탕만큼 당도가 높지는 않지만, 충분한 당도를 얻을 수 있으면서도 아토피에 민감한 어린이들에게는 안전한 식재료로 평가받고 있다.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홍보를 시작하면서 아토피 증세를 보인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지만, 이를 응용한 다양한 제품들의 개발이 필요했다.

그는 2013년 영농법인 엔자임팜을 설립했다.

고향마을 언덕 1300여㎡의 땅에 200여㎡ 규모의 공장도 세웠다. 그가 개발한 제품을 인정한 고흥군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몫을 차지했다.

그해 고흥군에서 추진하는 강소식품 경쟁력강화 및 전통식품 특성화사업 지원을 통해 기반시설을 갖추게 됐다.

또 지난해에는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RIS)의 일환으로 고흥군에서 추진한 MD초청 상품품평회에서 수혜기업으로 선정돼 상품 디자인패키지 개발을 지원받았다.

▲설탕세 도입 논란으로 달라진 소비자 반응

김 대표는 “설탕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은 설탕에 비해 당도가 떨어지고 특히 무설탕이라는 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설탕세 도입 부과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은 시럽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천연 곡물당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이다.

설탕세는 어린이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설탕이 함유된 탄산음료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엔자임팜이 내놓은 제품들은 올해 신세계(SSG) 푸드마켓 입점을 비롯해 그랜드백화점과 농심 메가마트 등 대형유통업체에 입점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별도로 직접 제품홍보팀을 꾸려 도시소비자들을 찾고 있다. 그 외에도 학교급식용으로 납품된다.

김주호 대표는 무설탕잼 제조방법을 특허등록 했고 ‘아빠랑’이란 상표도 만들어 등록했다.

아빠가 딸에게 준 선물 나에게 해준 그 약속 그대로 ‘아빠랑’은 엔자임팜 제품 쇼핑백에 새겨진 문구이다. 이 업체 대표인 김주호씨가 무설탕 제품을 만드는 이유를 함축한 글귀다.

유기가공식품 인증, 전통식품 인증,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자 인증 등 소비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각종 인증을 획득해놓고 있다.

그가 개발한 제품은 모두 계약재배를 통해 유기농인증을 받은 땅에서 생산된 원료를 사용한다. 모두 그가 사는 고향마을 주민들이 생산하는 것이다.

제품인 오곡곡물당을 비롯해 고구마곡물당, 석류곡물당, 유자곡물당 등은 조청을 사용하기 편하게 현대화시켰다. 곡물당은 커피시럽으로도 즐겨 찾고 있고 유자곡물당은 요리나 샐러드용 드레싱으로 사용된다.

무설탕잼은 유자조청, 유기농 무설탕 고구마잼, 유기농 무설탕 딸기잼 등 3종으로 대부분 토스트용으로 사용되는데, 설탕이 들어간 기존 잼에 비해 속이 더 편하다고 김대표는 설명했다.

무설탕 라떼는 곡물라떼와 고구마라떼 등 2종으로 우유와 함께 섞어 아침식사대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김주호 엔자임팜 영농법인 대표는 “딸을 위해 음식과 환경을 바꿔주고 싶었다. 결국 화학 첨가재를 넣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서 딸의 아토피는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다”며 “제 딸이 먹는 음식이기에 제품에도 정성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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