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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금융당국…차일피일 미뤄지는 '초대형 IB' 탄생

최종수정 2016.07.28 11:03 기사입력 2016.07.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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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방안 내달초 공개…자기자본 기준 '5조원 이상' 특혜 논란 반발 거세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권해영 기자]이달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됐던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의 밑그림 공개가 다음달로 연기됐다. 한국판 골드만삭스 육성을 위해 정부가 도입할 초대형 IB의 기준과 증권사 법인 지급결제 허용 등을 두고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가 결정을 미룬 것이다.

28일 금융위원회는 초대형 IB 자기자본 기준을 비롯해 해당 기준을 만족하는 증권사에 한해 ▲레버리지 규제 완화 ▲외국환 업무 확대 ▲종금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허용 ▲해외 진출시 자금조달 지원 등 내용을 골자로한 '초대형 IB육성방안'을 내달 초로 연기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당초 이달말 초대형 IB육성방안을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이르면 다음달 초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마저도 더 미뤄질 수 있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초대형 IB육성방안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이유는 자기자본기준을 비롯해 법인 지급결제 허용과 관련한 이견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키운다는 방침 아래 정책적 혜택을 줄 초대형 IB의 기준을 자기자본 5조원 이상으로 잠정 확정했다. 하지만 오는 11월 출범하는 통합 미래에셋대우만 자기자본 5조8000억원으로 초대형 IB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자 다른 증권사들의 반발이 극심했다. 일례로 레버리지 규제를 완화하면 차입 규모 확대로 보다 넓은 범위의 사업에 뛰어들고, 다양한 투자 상품을 개발할 수 있어 수익 기반이 강화되는데 이 혜택이 일부 증권사에만 몰린다는 주장이었다.
앞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도 미래에셋대우 특혜 논란을 염두에 두고 다른 대형 증권사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5조원으로 정해지면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며 "3조원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업계 반발에 부담을 느낀 금융당국이 초대형 IB의 자기자본 기준을 놓고 아직까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각에서 초대형 IB 자기자본 기준을 차라리 10조원 수준으로 올리자는 주장도 나와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국내 초대형 IB 기준을 자기자본 5조원으로 결정해도 미국 골드만삭스(91조원), 일본 노무라증권(28조원), 중국 중신증권(18조원)에 크게 못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자기자본 기준을 5조원 이상으로 정할 경우 특혜시비가 일수 있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기자본 기준을 선제적으로 올려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을 꼼꼼히 따져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초대형 IB 육성방안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법인 지급결제 업무와 관련한 논란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하는 분위기인 반면, 은행업계는 효율성은 미미한 반면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업계는 특히 증권사의 예탁금 성격이 은행과 달라 건전성이 악화됐을 때 유동성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고 금산분리의 원칙이 무너져 증권사의 재벌 사금고화를 우려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증권사의 법인 지급결제 업무는 2007년 6월 국회에서 논의돼 관련법이 통과된 사안으로 개인과 법인 모두에 대한 증권사 지급결제 업무를 순차적으로 허용키로 했지만 은행업권 침해 논리 등으로 미뤄지면서 지금까지 법인 지급결제 업무가 허용되지 않았다며 팽팽하고 맞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자기자본 기준과 증권사 법인 지급결제 허용을 둘러싼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단기에 초대형 IB육성방안을 원안대로 내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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