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처음으로 머리를 맞댄 주요 20개국(G20) 재무 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주요국 환율 정책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특히 중국의 환율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표면적으로는 미국이 일본의 엔고(高)를 겨냥한 불만을 표출했으나 일본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기조를 가장 탐탁지 않아 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안정이 중국 환율 정책의 핵심'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 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지난 한 주 동안 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부추겼다. 지난 19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은 5년 9개월 만에 최저치인 6.6971위안을 기록했다가 절상 기조로 확 돌아섰다. 이후 인민은행은 3거래일 연속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이로써 중국 당국이 단기적으로 설정한 심리적 지지선이 '6.7위안 내외'라는 분석이 힘을 얻기도 했다.
저우 하오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6.7위안선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위안화 환율이 6.8위안대로 올라선다면 기존에 쌓은 신뢰가 와르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도 G20 공동 선언문 발표 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개별 인터뷰를 갖고 "통화 바스켓 대비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저우 총재는 위안화를 계속 평가절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수년 간 이어 온 관리변동환율제를 고수할 것"이라는 답으로 대신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올해 회의에서도 환율이 최대 이슈였으나 특정 환율의 과도한 변동이나 무질서한 움직임을 지적하는 데 있어 구체적인 정의가 애매한 탓에 각국의 견해가 미묘하게 엇갈린다는 지적을 내놨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