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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크의 운명]비어가는 이유는 '선가 하락' 中에 밀려

최종수정 2016.05.14 15:40 기사입력 2016.05.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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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유조선 가격 42%p 떨어져
싼 가격 제시하는 중국과 경쟁 엄두도 못내
'저가수주'는 안 돼, 손 놓고 있는 경우도
생존방안은 대형-중형조선소 손잡은 '공동수주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최근 유럽의 한 선사는 중국 조선소와 7800만 달러(910억원)에 30톤급 초대형 유조선(VLCC)계약을 맺었다. 저렴한 인건비와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이 워낙 싼 가격을 제시하자 우리나라는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국내 조선소들은 최소 8800만~9000만 달러로 계약해야 VLCC를 건조할 수 있다. VLCC는 수주 가뭄이 시작된 지난해 11월 이후 세계 시장에서 11척이 발주됐다. 이 중 10척은 중국이, 1척은 일본이 가져갔다.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 실적을 못 올리는 이유 중 하나가 선가 때문이다. 조선사들이 건조하는 선박 가격이 추락하고 있다. 2008년 최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다. 2014년 전세계 발주가 늘어 잠깐 반등했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조선업계 고민은 "현재 선가 기준이라면 중국과 경쟁해 수주를 해도 '저가수주'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4일 영국 조선ㆍ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VLCC 선가는 8700만 달러(1019억원)다. 2008년 1억5000만 달러(1757억원)에 비해 42%p 떨어졌다. 15만톤급 유조선(수에즈막스)도 39%p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9100만 달러(1066억원)에서 5580만 달러(653억원)로 하락했다. 세계 경기가 악화돼 발주량이 줄어들어 조선사 간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선박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바닥을 친 탓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가 저가수주로 막대한 손해를 본 이후 지난해 수주심의위원회를 만들어 이런 행태를 없애려 노력했다"며 "수주 성적이 0건이라 해도 배를 만들수록 손해인 저가수주는 안 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나마 LNG선은 선가 변동폭이 작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국내 조선소들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2008년 2억4500만 달러(2857억원)에서 1억9700만 달러(2298억원)로 19%p 떨어졌다. 문제는 지난해 9월 이후 LNG선 발주 자체가 안 나온다는 것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생존 방안으로 '공동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러시아 국영 선사인 소브콤플롯은 11만톤 규모의 유조선 4척(2억달러 규모)을 발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대한조선과 입찰에 참여했다. 양쪽이 손잡는 이유는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소형 유조선의 경우 대형조선사는 설계만 담당하고, 중형조선사들은 건조를 맡아 비용을 줄이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선주들은 우리나라 조선사 관련 소식들을 듣고 선가가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그나마 연초부터 철광석 가격이 오르고 있어 올해 하반기에 그 효과가 일부 반영이 되면 발주가 서서히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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