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인기가 입증되면서 앞으로 예정된 다른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격 오름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가치를 높이려는 조합은 물론 시공을 맡은 대형 건설사간 경쟁, 여기에 수요가 몰리는 점까지 감안하면 상승요인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조합원물량을 제외한 일반분양분의 경우 3.3㎡당 평균 4000만원을 마지노선으로 봤으나 이제는 일부 단지에서 5000만원에 근접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오는 7월께 분양을 앞둔 개포주공3단지의 경우 4500만원 안팎에서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의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은 자사 고급브랜드 디에이치를 처음 적용한 단지인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다음달 분양할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는 일반분양가가 3.3㎡당 5000만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곳은 신반포5차를 재건축한 단지로 입지나 학군, 조망 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데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분양호조에 영향을 받아 당초 예상했던 4500만원 전후보다 높일 것으로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 내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3.3㎡당 1384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의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공급이 제한적이고 수요가 몰리면 추가 가격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공급과잉 논란ㆍ여신심사 강화 등으로 지난 연말부터 부동산시장이 움츠러들면서 유일하게 온기가 도는 강남 재건축시장에 투자수요까지 가세한 형국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개포지구 내 다른 단지가 당초보다 분양가를 올리는 쪽으로 고심하는 가운데 반포 등 다른 지역에서도 자극을 받았다"며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 다소 비싸다고해도 충분히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안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20대 국회에서 야당이 주도권을 쥐면서 부동산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다. 분양가상한제가 다시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박상언 대표는 "부동산시장이 정책에 따른 부침이 큰데 여소야대 정국에서는 각종 규제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PWM프리빌리지센터 서울센터장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일반분양분 가격을 올리지 못해 조합원 부담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사업이 더디게 진행돼 공급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기존 아파트가격을 올리는 풍선효과가 있기에 쉽게 부활시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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