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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뚝섬엔 벚꽃쇼 뺨치는 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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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지만 색다른 힐링나들이 제안

[아시아경제 권성회 수습기자] 완연한 봄이다. 너도나도 직장, 학교를 박차고 나와 대낮부터 봄바람을 느끼고 싶은 때다. 여의도 벚꽃축제가 한창이라는데 거기는 또 인파에 휩쓸릴까봐 걱정이다. 봄나들이에 벚꽃이 과연 필수일까 생각을 해본다. 벚꽃을 보지 않아도 따뜻한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한강공원들이 생기기도 전에 유원지로 먼저 개발됐던 뚝섬한강공원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서 내리면 된다(2호선 뚝섬역과는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다). 전철역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뚝섬한강공원이 널리 퍼져 있다. 3번 출구로 나오면 전망문화콤플렉스인 ‘자벌레’와 연결된다. 건물 외관이 자벌레와 비슷해서 이와 같은 이름을 갖게 됐다. 자벌레 1층엔 한강 사계절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한강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모습을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다. 시민들의 작품도 많이 출품돼 있어 보는 재미가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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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사진을 구경하면서 이동하면 세계 곳곳을 여행한 시민들의 사진과 그림을 만나볼 수 있다. 온 세상 어린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보면 기분이 절로 편안해진다. 이외에도 자벌레 2층에는 ‘책 읽는 벌레(작은 도서관)’, 3층에는 ‘놀이 벌레(한강생태 프로그램)’가 마련돼 있다. 특히 놀이 벌레에는 한강에 서식 중인 다양한 어종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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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벌레 밖으로 나오면 따뜻한 봄의 햇볕과 시원한 강바람을 동시에 즐기는 나들이객들을 만날 수 있다. 뚝섬한강공원을 찾은 7일 서울 낮 기온은 20도로 봄나들이를 즐기기엔 안성맞춤인 날이었다. 친구, 연인과 함께한 사람들이 다수였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동네 친구들과 ‘치맥’을 즐기고 있던 김소현(25)씨는 “비도 안 오고 날씨가 시원해서 정말 좋다”며 “편하게 쉬고 싶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라는 게 뚝섬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날씨가 좋으니 반려동물과 함께 한 사람들도 눈에 자주 띄었다. 반려견 ‘루시’와 산책하던 박현규(53)씨는 “평소에 이곳을 자주 찾는다”면서 “오늘은 특히 날씨가 더욱 따뜻해서 좋다”고 말했다. 대신 박씨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쓰레기를 제대로 치우지 않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공원 동쪽으로 이동하면 편백나무가 심어져 있는 ‘치유의 숲’이 있다. 편백나무는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함유한 나무로 꼽힌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해충 등에 저항하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인데 이를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장과 심폐기능이 강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치유의 숲에서 만난 이모(71) 할머니는 “공기도 좋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며 일부러 이곳에 산책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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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숲에서 다시 동쪽으로 이동하면 개나리꽃길을 만날 수 있다. 아직은 개나리가 만개하지 않아 노란 꽃잎과 초록색 잎이 섞여 있지만 길을 따라 걷다보면 개나리의 산뜻한 향이 코 끝을 계속 찌른다. 개나리가 활짝 피면 훨씬 걷기 좋은 산책로가 완성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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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한강공원에는 편하게 쉬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레저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개나리꽃길이 끝나는 지점에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윈드서핑장이 있다. 바람이 꽤 부는 날씨여서 평일 한낮인데도 10여명의 시민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서핑을 배운 지 2주 밖에 안 돼 자신을 ‘왕초보’라 소개한 서종훈(55)씨는 “서핑을 즐기기 위해 경기 여주에서 이곳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은 바람이 꽤 불어서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며 “서핑을 배우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재밌게 즐기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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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철역 쪽으로 돌아오면 X게임장을 찾을 수 있다. 스케이트보드, 인라인스케이트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여러 구조물들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있던 홍기천(45)씨는 “원래 스노보드 마니아였는데 겨울이 지나가서 스케이트보드를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운 날씨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갑자기 더워진 건 조금 아쉽다”며 땀을 닦아냈다.

전철역을 지나 서쪽으로 쭉 걸어가면 인공암벽장이 나온다. 동절기엔 폐쇄해 놓다가 지난 1일 다시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암벽등반 마니아는 물론 초보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코스가 마련돼 있다. 암벽장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최현우씨는 “지난주에 개방하고 주말에만 100명 정도의 시민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답했다. 5월부터 이용객들이 많아진다고 하니 여유롭게 암벽등반을 즐기고 싶다면 미리 찾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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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뚝섬유원지역 2번 출구 앞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자전거로 한강을 질주할 수 있고, 축구장, 농구장, 게이트볼장이 위치해 있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강가에 있는 2층짜리 선상법당과 그 뒤편에 마련된 방생장도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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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하게 비쳐오는 햇볕과 살랑살랑 불어오는 강바람과 함께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바로 뚝섬한강공원이다. 올 봄,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뚝섬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




권성회 수습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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