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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건은 반대!"…'주총 거수기' 거부하는 독립·외국계 운용사

최종수정 2016.03.24 13:44 기사입력 2016.03.2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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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이해상충 문제로 소극적 자세
제3자문기관 참고·가이드라인 필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시 개선 기대


[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2일 열린 한국전력공사 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 증액 안건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혔다. 등기임원에게 보수를 더 줘야 하는 합리적 이유 제시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슈로더운용은 지난 18일 있었던 CJ제일제당 주총에서도 사내이사, 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임 등에 반대했다. 베어링자산운용도 현대글로비스와 신라호텔의 주총에서 사내이사, 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 독립성 결여를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주총 거수기'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던 자산운용회사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반대표를 던지고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회사와 대기업, 금융지주에 속하지 않은 독립 자산운용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24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의결권정보광장(VIP) 시스템에 따르면 외국계인 슈로더운용, 베어링운용과 독립 자산운용사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많이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운용사들은 사내이사의 자질이 부족하거나 사외이사, 감사위원의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어김없이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임원 보수 한도 증액 이유가 불충분할 때나 정관 변경 안건에도 제동을 걸었다.

트러스톤운용은 KCC, 네이버(NAVER), LG유플러스, LG화학, SK, LG전자, 삼성중공업, 현대차, 삼성전자 등의 주총에서 반대의견을 냈다. 지난 11일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는 정관 일부 변경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했고 같은 날 현대차 주총에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지금껏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은 주주총회 시즌이면 늘 모든 안건에 찬성하며 의결권 행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처럼 자산운용사들이 의결권 행사에 소극적인 것은 금융그룹이나 기업집단에 소속된 경우 소유ㆍ지배구조나 사업관계 등으로 이해상충 문제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기관들의 주된 영업대상이기 때문에 이들이 기업의 경영진이 올린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는 쉽지 않다.

물론 기관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 경영에 대한 지나치게 간섭일 뿐만 아니라 효율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의결권 행사는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권익 침해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경영진 견제 기능이 있고 특히 반대 의결권은 해당 기업의 경영활동에 문제가 있음을 공론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독립계, 외국계 운용사들도 이해상충 문제에서 자유롭기는 어렵지만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이나 ISS와 같은 자문기관의 컨설팅을 받아 이를 극복하고 있다. 의결권 행사에 자문사의 의견을 따른다는 원칙을 통해 부담을 덜고 있는 것이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국내 운용사들도 적극적으로 반대의견을 내려면 제3의 기관의 의견을 참고하거나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갖추는 등의 장치들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도모하기 위한 제도인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된다면 국내 기관들 또한 꼭 필요한 반대를 행사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개선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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