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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고 돈 벌고…이혼 '재산분할'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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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 '불륜 남편'에 10억원 넘겨야…혼인 중 형성재산, 기여 비율 따라 나눠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남편에게 10억2100만 원의 재산을 넘겨라." 불륜을 저지른 남편이 이혼소송의 재산분할을 통해 재산을 늘리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방송인 김주하(43)씨는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사실상 승소했지만, 상당 금액의 재산을 전 남편에게 넘겨줄 처지에 놓였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이은애)는 23일 남편 강모(46)씨의 외도와 폭력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낸 김씨 손을 들어줬다.

김씨는 한때 여대생이 가장 닮고 싶은 여성 1위로 손꼽힐 정도로 승승장구했던 인물이다. 2004년 외국계 은행에 근무하는 남편과 결혼해 두 명의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가정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김씨 남편은 가정폭력과 외도를 이어갔고, 혼외자까지 낳았다.

김주하 앵커. 사진=MBN '뉴스8' 제공

김주하 앵커. 사진=MBN '뉴스8'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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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은 남편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남편은 김씨에게 위자료 5000만 원을 건네주게 됐다. 하지만 '재산분할'이라는 복병이 있었다.
민법 제839조의 2(재산분할청구권)는 재산분할 협의가 안 되면 가정법원이 재산분할 액수와 방법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김씨 재산은 27억 원, 남편은 10억 원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한 해 1억 원 정도를 벌고, 남편은 3억~4억 원 정도를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김씨 부부 재산 형성에 남편이 더 기여했다고 판단했고, 재산분할 비율은 김씨 45%, 남편 55%로 정했다. 김씨 부부 재산을 합산한 금액에서 비율에 따라 나누다 보니 김씨는 자신의 재산 중 10억 원 이상을 남편에게 넘겨주게 됐다.

바람피운 사람이 이혼이라는 법적 절차를 통해 재산을 늘리는 황당한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2014년 이혼 건수는 11만5889건에 이른다. 협의 의혼이 9만3708건, 재판상 이혼은 2만2181건이다. 부부관계를 맺었다 갈라서면 재산분할을 하게 된다. 흔히 집은 남편, 땅은 부인, 현금은 각자 등 편하게 나누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법적인 판단은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남편이 바람피워 이혼하게 됐는데 재산은 별로 없고, 부인은 재산도 많고 번듯한 직장에 다닌다면 부인 재산 상당액을 남편에게 넘겨줄 수도 있다.

대법원은 이혼소송 당시를 기준으로 퇴직할 경우 받게 되는 퇴직금 액수도 재산분할에 포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퇴직연금도 재산분할 대상이다.

돈을 벌지 않는 전업주부라고 해도 '가사노동'이 인정되므로 재산분할 판단에 영향을 준다. 20~30년간 부부관계를 맺고 이혼하면 전체 재산 절반가량은 배우자 몫이 되는 이유다.

이혼 과정에서 경황이 없어 재산분할을 제대로 못 했다고 해도 방법은 있다. 민법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명현호 변호사는 "재산분할 판단을 할 때 남편과 부인 누구 명의의 재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혼인 기간 중 형성된 부부 재산의 기여도를 따져 나누게 된다"면서 "이혼을 준비한다면 배우자의 숨겨진 재산을 증명할 자료를 꼼꼼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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