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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분쟁 3라운드] 종업원 지주회 설득나선 신동주.. 롯데 "논할 가치도 없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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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 지분 31% 보유, 캐스팅 보트 쥔 종업원 지주회
이들 결정 따라 경영권 분쟁 새국면 가능성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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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김재연 기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임시주총 개최와 본인의 경영복귀를 위해 종업원 지주회 설득에 적극 나섰다. 이들이 해산하고 보유한 지분을 재분배 해준다면 일본 롯데홀딩스의 상장을 통해 지분가치를 높이고, 1조원 규모의 사재를 털어 직원 복지에 힘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논할 가치도 없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19일 일본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은 물론, 글로벌 롯데그룹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롯데홀딩스의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국내에서는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이 간담회를 통해 이를 전달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이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다수의 그룹사간 지분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투명하고 열린 경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롯데홀딩스의 상장을 준비해 지분구조와 거래관계를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나누고 상장하면 1인당 25억" 회유 나선 신동주= 그 첫 단계로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27.8%(의결권 지분 기준 31.1%)를 보유한 종업원 지주회에 보유 지분을 양도하면 추후 상장을 통해 지분가치를 키워주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보유중인 롯데홀딩스 주식을 되팔고 ▲기존 종업원 지주회원 ▲종업원지주회원 후보 ▲일본 롯데그룹 사원 ▲일본 롯데그룹 관련사 사원 ▲정년퇴직임직원 일부에게 세법상 평가액으로 양도해 달라는 것이다.

종업원 지주회가 현재 보유하고있는 롯데홀딩스 주식은 120만4410주다. 종업원 지주회에는 제한된 인원의 회원이 있으며, 이들은 근속 10년 이상의 일본 롯데그룹 각 사의 관리직이다. 또한 지주회가 입회를 승인한 일부에 한한다.
종업원 지주회 회원들은 지금까지 자격을 얻으면 일정 가격으로 롯데홀딩스 주식을 취득하고 퇴직 등으로 인해 자격을 상실하게 될 경우 동일한 가격으로 지주회에 주식을 매각했다. 또한 연간 6엔(약 60원) 수준의 배당(배당률 약 10% 내외)을 받아왔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종업원 지주회가 보유중인 롯데홀딩스 주식이 재분배되면 대략 1인당 ▲종업원 지주회원 1000주 ▲종업원지주회원 후보 400주 ▲일본롯데그룹 사원 200주 ▲일본롯데그룹 관련회사 사원 20주 ▲일부 정년퇴직자 120주의 주식을 실제 보유하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내용이 종업원 지주회에 받아들여지고, 이를 기반으로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에 복귀하면 상장은 3년 가량의 기간을 두고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롯데홀딩스가 상장하게 도면 이들은 액면가가 아닌 실제 시장 가격의 가치를 갖는 주주가 되게 된다. 그간 종업원 지주회를 통해 단체의 목소리만을 낼 수 있던 것에서 개인 주주로서의 의견 개진 기회도 갖게된다. 전문가들의 과거 주식평가결과와 공표된 연결결산자료, 상장회사의 시가, 롯데그룹과 사업내용이 유사한 상장사들의 주식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추산하면 롯데홀딩스의 예상 주식가치는 1조1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신 전 부회장 측은 내다봤다. 이를 이미 발행된 주식총수인 434만주를 기준으로 하면 롯데홀딩스의 주당 주식 가치는 약 25만엔이다. 이를 기준으로 주식을 양도하는 종업원 지주회의 1인당 평균 배분 주식 가치를 따져보면 인당 2억5000만엔(약 27억원)이 된다. 양도를 한다 해도 상장이 담보된다면 큰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신 전 부회장 측의 설득 논리다.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 복리후생을 위한 1000억엔 규모의 사재출연 공약도 내놨다. 복리후생기금을 설립하고 발생하는 수익을 임직원과 그 가족에 대한 장학사업과 의료비 지원에 사용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에서도 비슷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의 관련법류 및 세법 등을 검토해 한국 롯데그룹 임직원들에게 가장 유리한 우리사주제도 및 직원복지기금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각 계열사별로 동종 업계에서 최고의 근무환경 및 보상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 복지 기금 역시 일본과 비슷한 규모(약 1조원)의 사재출연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종업원 지주회에 제안한 주식 재분배를 전제로 예상한 1인당 롯데홀딩스 주식 평균 배분 주식수 및 주식가치의 시산.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종업원 지주회에 제안한 주식 재분배를 전제로 예상한 1인당 롯데홀딩스 주식 평균 배분 주식수 및 주식가치의 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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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너무 터무니 없어 논할 가치도 없다"= 롯데그룹은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날 신 전 부회장의 발표에 대해 "너무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 논할 가치가 없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공약을 남발 해 논할 가치가 없다는 설명이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것 자체가 종업원지주회의 설득에 실패했다는 반증이라고 보고 있다. 계획대로 종업원지주회 설득에 성공했다면 여론몰이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해석이다.

롯데그룹은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이 종업원지주회에 제시한 파격적인 조건에 대해선 놀라는 눈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내가 회사를 차지하면 회사를 다 털어서 너희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것과 같은 극단적인 방안"이라며 "돈으로 (종업원지주회를)흔들어 보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제시한 공약들이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지를 살피는 한편 종업원지주회의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의 롯데홀딩스 내 우호지분은 30% 안팎에 불과하다.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가지고 오려면 27.8%에 이르는 종업원지주회의 지지가 필요하다.

롯데그룹은 종업원지주회가 그동안 경영능력을 보여 온 신 회장에게 지지를 보여줬던 만큼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신 회장의 비전을 보고 지지해온 만큼 장기적으로 회사에 해가 되는 신 전 부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롯데의 미래를 밝힐 경영능력이 있다는 믿음 때문에 종업원 지주회가 지지를 했던 것"이라며 "종업원 지주회는 회사를 키워나갈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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