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민주진보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는 이날 오전 신베이(新北)시 초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친 뒤 '쯔위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밝혔다.
차이 후보는 "'중화민국' 국민이 국기를 흔드는 것은 국가와의 일체감을 표시하는 행위로 이를 억누르려 해서는 안 된다"며 "쯔위는 강압적으로 마음과 다른 일(사과)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대만인의 감정을 심각하게 손상한 이번 사안에 대해 모두 단결해 일치된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중화민국 국기를 내거는 것은 정당한 행위이고 억눌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명확히 밝힌다"고 말했다.
차이 후보의 경쟁 상대이자 친(親)중국 정책 노선인 집권 여당 국민당은 '대만 독립' 이슈가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표심을 의식해 쯔위를 옹호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견지하는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잉주(馬英九) 총통도 "쯔위가 사과할 필요가 없었다"며 "대만 국기를 든다고 해서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중국 국민에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쯔위 사건' 논란은 대만은 물론 중국에서도 불붙고 있다. 중국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는 쯔위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한 대만 독립 지지자라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설에서 쯔위 사건에 대해 "한국이 말하는 '독도 문제'처럼 중국의 주권 문제는 가지고 놀 수 있는 물건이 아니며 반드시 진정성을 갖고 존중해줘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이 성장하는 중국 경제의 과실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는 대만 문제를 포함한 중국의 주권, 영토 문제를 존중해주고 중국 네티즌의 인내심에 도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평론을 통해 "엔터테인먼트가 정치화하는 것을 바라지 않지만 정치가 엔터테인먼트화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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