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력 보강” 성장 방점·“전문성 확보” 안정 무게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병신년(丙申年)을 앞두고 은행들은 성장과 전문성 강화에 방점을 찍는 인사를 단행했다. 저금리 기조로 NIM(순이자마진)이 줄어들고, 인터넷은행 등 신규사업자가 등장해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성장 위해 영업력 보강= 은행들은 영업력이 뛰어난 인물을 임원으로 채웠다. 29일 KEB하나은행은 부행장 6명 중 5명을 교체했다. 이중 3명의 부행장은 영업 출신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영업 출신인 만큼 영업을 통해 성장하자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우리은행은 영업지원그룹장에 이동건 전 수석부행장, 국내그룹장에 남기명 개인고객본부장(겸임), 글로벌그룹장은 손태승 글로벌사업본부장(겸임)을 임명했다. 2인자인 수석부행장 직급을 폐지하는 대신 이 전 수석부행장을 영업지원그룹장으로 임명해 영업력 강화를 시도했다. 법, 규정 등에 명시된 은행장의 전결권을 제외한 점포 승격 여부 등의 업무는 영업지원그룹·국내그룹·글로벌그룹 등 세 부문의 그룹장에게 위임된다. 특히 지점장과 부지점장급 승진자 중 85%가 영업점에서 나왔다.
◆전문성으로 안정= 해당 업무에서 전문성이 있는지도 임원 인사의 중요한 포인트다. KB국민은행 인사를 통해 허인 전무와 전귀상 전무가 각각 영업그룹 담당 부행장, 기업투자은행(CIB) 그룹 담당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행장은 기업금융과 여신심사에서 오랜 기간 몸담다가 윤종규 회장 취임 후 1년 간 경영기획그룹과 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 왔다. 은행 내 핵심인 영업그룹을 맡아 국민은행이 심혈을 기울인 영업망 재편을 진두지휘 하게 됐다.
특히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글로벌·투자은행(IB)·정보기술(IT)·자산관리 등에서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갖춘 인사를 신임 경영진으로 적극적으로 발탁했다. 그룹 자산관리(WM) 사업을 총괄하던 임영진 신한은행 부행장이 지주 부사장으로 이동했고 임보혁 부사장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 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이를 보강한 인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너무 영업쪽에 치우치면 은행의 중장기 발전을 나쁘게 할 수 있어 위험관리·상품개발 등에 대한 인력보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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