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고수들이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

Merry Axemas: A Guitar Christmas

Merry Axemas: A Guitar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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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마냥 해맑은 거리의 캐럴들이 지루하게 들린다면 「메리 엑스마스(Merry Axemas)」는 훌륭한 대안이다. 앨범 재킷만 보고는 고개를 좀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도끼(Axe)와 명절(Mas)의 조합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색하니까. 여기서 “액스”는 기타애호가들이 기타를 부를 때 쓰는 애칭이다. “액스마스”라는 제목은 기타로 캐럴을 연주하며 크리스마스를 기념한다는 뜻이자 X-mas와 Axe-mas의 발음이 같은 점을 이용한 말장난이기도 하다. 재킷을 보면 그 의미는 더 확실해진다. 벽난로 위에 참여 뮤지션들의 이름이 적힌 양말이 걸려 있고, 모두들 산타에게 기타를 받은 모양이다.


양말에 적힌 이름들에 주목하자. 많은 캐럴음반 중에서도 「메리 엑스마스」는 특히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어떤 공연이나 앨범에서도 스티브 바이(Steve Vai), 제프 벡(Jeff Beck), 에릭 존슨(Eric Johnson), 조 새트리아니(Joe Satriani), 리치 샘보라(Richie Sambora) 등을 한 번에 만나는 행운을 누리긴 어렵다.

뮤지션들 사이의 경쟁심리가 발동했는지 몰라도 모든 곡이 수준급이다. 새트리아니의 “고요한 밤 거룩한 밤(Silent Night Holy Night)”, 제프 벡의 “놀라운 은혜(Amazing Grace)”, 스티브 모스의 “기쁘다 구주 오셨네(Joy To the World)” 등 모든 곡이 일렉트릭 기타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한다. 프로듀서인 스티브 바이도 나긋하고 포근한 동시에 화려한 연주로 “크리스마스 타임 이즈 히어(Christmas Time is here)”를 보탠다. 모두 훌륭한 캐럴이지만 그래도 가장 귀를 잡는 곡을 고르라면 에릭 존슨의 “노엘(The First Nowell)”. 누구보다 가장 예민한 귀를 가졌다는 에릭 존슨의 기타 톤이 크리스마스 케이크처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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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라인업 속에서 앨범의 첫 곡과 마지막 곡을 비교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두 명이 맡은 점도 흥미롭다. 아마도 프로듀서인 스티브 바이의 배려일지도 모르겠다. 첫 곡은 당시 약관의 청년이었던 캐니 웨인 셰퍼드(Kenny Wayne Shepherd)가 맡았다.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소년이 연주한 “루돌프 사슴코(Rudolph The Red-Nosed Reindeer)”는 유난히 익살스럽고 발랄하다. 일본 록계의 대부인 기타리스트 호테이 도모야스(Hotei Tomoyasu)는 존 레논의 “워 이즈 오버(War is over)”를 연주하며 앨범을 훌륭히 마무리한다.

본래 연말에 발매되는 캐럴앨범은 오로지 상업적 의도로 만들어졌다는 의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 해도 「메리 엑스마스」를 급조된 한탕주의 캐럴들과 동급으로 취급하는 일은 폭력이 아닐까 한다. 각 곡의 세련된 편곡과 연주가 자연스럽게 '정성'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하며, 각 곡이 그 뮤지션의 개성이 잘 드러나도록 독특하고 탁월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록과 일렉트릭기타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성탄절 선물 같은 앨범, 크리스마스에도 록을 들어야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앨범이다. 「메리 엑스마스」는 앨범 두 장으로 끝나서 좀 아쉬운 느낌도 들지만, 캐럴은 12월에만 듣는다는 걸 생각하면 오히려 양적인 측면에서도 넉넉한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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