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덕에 추억 소환 이어져…식품·패션·문화계 등 복고 바람 거세
요즘 서점에는 광주민주화운동, 88서울올림픽, 6.10항쟁 등 역사의 굵직한 장면들을 담은 서적들이 쏟아지고, 카페 등에서는 이상은의 '담다디', 김창환의 '청춘', 무한궤도의 '그대에게',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 등 1980년대 히트곡들이 흘러 나온다.
중·장년층에게는 과거에 대한 추억과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당시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층에게는 색다른 감흥을 선사한다.
유통업계도 이 같은 흐름에 '추억 마케팅'에 흠뻑 젖었다.
롯데제과는 응팔의 간접광고(PPL)에 참여 중이다. 빼빼로, 월드콘, 가나초콜릿, 수박바 등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당시 팔리던 제품들이 응팔에 등장, 소비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백설은 추억 속 1980년대 디자인을 입힌 '백설햄 1988 에디션'을 출시해 1980년대 감성을, 하이트진로는 1993년 단종된 크라운맥주를 한정판으로 선보여 단종을 아쉬워 했던 중·장년층에게 1980년대의 추억을 되새겼다.
롯데푸드는 1962년 출시되었다가 사라진 '삼강하드'에 진한 우유맛을 강화해 재 출시해 이달부터 CU 편의점에서 판매하며 추억의 맛으로 인기를 끌고있고, 해태제과는 부라보콘 출시 45주년을 맞아 1970년대 출시 당시 디자인을 입힌 '부라보콘 스페셜 에디션' 120만개를 출시해 출시 한 달만에 완판돼 모든 세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패션계 역시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패션 열풍이 강하다. 와이드 팬츠, 체크셔츠, 야구·항공 점퍼, 더플코트, 청재킷 등이 핫트렌드로 떠올랐다. 특히 아웃도어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가을·겨울 시즌부터 아웃도어 의류에 체크 패턴이 적용되면서 전형화된 등산복 느낌에서 벗어났다.
이외에도 문화계는 1980∼1990년대를 소재로한 TV, 영화등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배금택 작가의 추억의 만화영화 '영심이'를 리메이크한 '젊음의 행진'이 대표적이다. 젊음의 행진은 8년간 8차례 재공연을 거듭하고있는 스테디 셀러 뮤지컬로, 1980∼1990년대 및 2000년대 히트곡과 영화와 드라마, CF 패러디를 곁들여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코믹하게 그려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한민국 내 복고 열풍이 방송계, 광고계, 가요계를 넘어 식품, 의류 등 산업으로도 확장됨에 따라 복고, 추억 등이 유통업계 핫 키워드로 떠올랐다"며 "메말라가는 현대인의 정서를 촉촉하게 적시는 아날로그적 감성의 복고 마케팅은 당분간 시청자는 물론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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