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역세권 행복주택 설명회, 주민 반대로 무산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수서역세권 행복주택(임대주택) 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반대 주민들 때문에 무산되는 파행을 빚었다.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세곡동주민센터에서 ‘KTX 수서역세권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를 열려 했으나 ‘선(先) 지하철 선 중학교’라고 적힌 띠를 두른 주민 수십명이 설명회장 입구를 막아섰다.
일부 주민들은 “반대하더라도 설명회장에서 따지자”고 했지만 반대 주민들이 봉쇄를 풀지 않으면서 1시간가량 실랑이를 벌였고 결국 설명회는 무산됐다.
국토부는 수서역 남측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고 1900가구가량의 행복주택과 상업·업무 시설을 짓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강남구도 이를 받아들여 지난 7월 주민 의견 청취 공람 공고를 낸 바 있다.
이 지역 아파트 대표회의 등으로 구성된 가칭 ‘세곡지구 교통대책 연합’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2만여세대가 사는데 중학교는 달랑 1개 뿐이고 2~3㎞ 거리를 콩나물 버스에만 의존해 1시간이 걸려 가고 있는 주민들의 고통을 정부는 아느냐”면서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고 싶다면 먼저 교통체증 해결 방안과 중학교 신설 부지부터 마련한 후 행복주택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 주민들은 주로 “목동에서 퇴짜 맞은 행복주택을 왜 우리 지역으로 밀어넣으려 하느냐”고 항의했다. 보금자리주택 지구 개발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수립되지 않았고 기반시설이 부족해 강남구에서도 가장 열악한 환경에 있는데 또 다시 임대주택을 대거 건설하는 것은 주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란 입장이다.
한 주민은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서울시가 지으려는 수서동 임대주택들에 대해서는 반대하면서 국토부가 추진하는 수서역세권 행복주택은 받아들이려 한다”면서 “수서역세권 행복주택에 대해서도 구청장이 나서 적극적으로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서역세권 행복주택에 대해서는 서울시도 반대하고 있다. 인근 문정동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개발 계획(마스터플랜)을 수립한 이후에 수서역세권 개발에 착수해야 하는데 국토부가 성급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개발하면서도 행복주택 비율이 17%에 불과하므로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편법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또 일시에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자연녹지 지역을 상업지역 등으로 변경하는 대규모 개발임에도 수요분석이나 광역교통개선대책 등이 미흡해 오피스 과잉 공급, 교통 대란 등 우려가 있다고 했다. 반대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교통 정체가 심각하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국토부와 협의를 하고 있지만 국토부가 공공주택 특별법에 근거해 추진하고 있으므로 강행시 막을 수 있는 권한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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