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상가…제주 경매 광풍
9월 주거시설 6건 나오기 무섭게 낙찰…최고 낙찰가율 222% 감정가 쉽게 초과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지난 14일 제주시 조천읍 단독주택이 경매에 나왔다. 토지 337㎡, 건물 86㎡인 물건의 첫 경매였는데 무려 45명이 몰렸다. 감정가 8168만원이 책정된 단독주택은 치열한 경쟁 끝에 1억811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221.7%. 아깝게 낙찰에 실패한 차순위 신고액도 1억7700만원에 달했다.
제주도 경매 시장이 과열을 넘어 광풍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감정가 초과 낙찰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거시설은 나오기가 무섭게 모두 새 주인을 찾는다.
22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제주 경매법정에 아파트, 주택 등 주거시설 6건이 나와 모두 낙찰됐다.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액)과 응찰자수는 각각 124.2%, 11.8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주거시설의 평균 낙찰가율은 166.3%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이상 과열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2건이 경매에 나와 9건(낙찰률 75%)이 낙찰됐고 평균 13.9명이 물건 하나를 놓고 경쟁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제주도로 이주해 가려는 수요와 각종 개발호재, 관광객 증가세 등에 따라 향후에도 땅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수요가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 제주도민들의 특성도 경매 과열을 부르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 선임연구원은 "제주 사람들은 외지인에게 부동산을 잘 팔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경매에 나오는 물건에 대해서는 정보를 취득하기 쉬운 탓에 경매법정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과열의 시작점은 주거시설이었지만 최근에는 토지에 이어 업무·상업시설로 바람은 확산되는 양상이다. 제주 경매물건 중 다수를 차지하는 토지의 경우 이달 18건이 나와 14건이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46.6%로 전월(123.0%)보다 23.6%포인트 급상승했다. 업무·상업시설의 경우 3건 중 2건의 주인이 바뀌었고 낙찰가율은 139.0%까지 뛰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경매에 처음 나온 신건의 낙찰가율이 높았다. 신건은 감정가 이상으로 입찰해야 하기 때문에 경매 참여자들은 최저입찰가가 20~30% 떨어지는 다음 경매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달 제주의 낙찰가율 상위 10건 모두 신건이었다.
지난 4월 경매가 결정돼 이달 14일 경매가 진행된 1579㎡ 규모의 제주시 애월읍 하귀2리 임야는 감정가 7895만원이었지만 2억5000만원에 낙찰되며 낙찰가율 316.7%를 기록했다. 또 제주시 삼도2동의 상가는 감정가(1억4429만원)의 146.7%인 2억1160만원에 낙찰됐다.
이 선임연구원은 "주변 시세가 급등하고 있는데 감정가에는 신속하게 반영되지 못하다보니 낙찰가가 높아지는 측면도 있다"면서 "향후 감정가에 시세가 반영된다면 낙찰가가 하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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