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현실 무시한 면세점 규제 논란…"업체 역량에 시장 좌우되는데…"
심재철 의원, 롯데와 신라 면세 신규 및 재허가 특허 규제 추진
대우證, 소비재 시장의 속성을 무시한 면세사업 특혜 논란
세계 29위의 관광경쟁력에서 세계 1위의 면세시장 키울 업체 규제는 현실과 동떨어진 개정안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정치권이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신규 특허 및 재허가 제한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재 시장의 속성을 무시한 비현실적인 규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 29위의 관광경쟁력 등 유리하지 않은 환경요건에서 롯데와 신라 등 메이저업체의 추가 경쟁력 강화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 결정적임에도 불구, 이를 규제하는 법안을 검토중이기 때문이다.
4일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시내 면세점 사업은 정부에서 부여하는 라이선스 취득으로 시작되지만 출점 권한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며 "면세사업의 시스템적 특성상 추후 운영에 요구되는 모든 사항은 업체 자체의 역량에 좌우된다"고 전제했다.
실제 면세업은 머천다이징이 중심이 되는 유통 사업 모델로 기존 백화점 모델과 차별화된다. 유통업체가 제품 소싱과 판매, 재고관리를 총괄하는 경우 매출 규모가 커질수록 규모의 경제는 후발적으로 강화된다.
함 연구원은 "시스템의 중심이 규모의 경제에 근원할 경우 메이저 중심의 과점구도가 형성되는 것은 시장 논리의 측면에서 지극히 당위적"이라며 "구매규모 확대는 협상능력 강화, 원가율 효율화로 연계되며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효용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체적인 규모의 경제, 차별화되는 소싱 역량을 구축하지 못한 업체가 면세 시장 내에서 이탈, 도태된 사례로 AK면세점과 파라다이스면세점을 들었다. AK면세점은 2010년 롯데면세점으로, 파라다이스면세점은 2012년 신세계그룹에 매각됐다. 롯데면세점과 함께 최초 면세사업자였던 동화면세점의 현재 시장점유율은 4% 미만이다.
함 연구원은 "면세점은 일반 소비자에게 자유롭게 오픈된 채널이 아니고 해외여행 일정이 확정된 한국인 출국객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쇼핑 장소"라며 "여행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유통업체의 역량과 무관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기반을 자력으로 확대하기 어렵다는 근원의 약점을 지닌다"고 밝혔다.
특히 출국객 시장이 입국객 시장보다 글로벌 29위에 불과한 관광경쟁력을 지닌 한국에서 면세사업 발전을 위한 환경적 요건이 잘 갖춰져 있다고 보기 힘들며, 수혜 여부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면세업은 일반 유통업과의 기본 시스템적 차이뿐 아니라 다양한 외재 변수에 민감하다는 특징을 지닌다"며 "타 유통업 대비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고 평균 수익성은 일반 유통업 대비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한국 면세 산업의 경쟁력은 일부 메이저 업체가 부단히 노력해온 결실로 인천공항 개항을 제외하고는 산업적 지원을 받은 적이 없고, 인천공항이 제공하는 시스템적 강점은 높은 임대료를 통해 충분히 보상돼 왔다고 진단했다. 인천공항에서 총 7년의 사업기간 중 6년 이상의 적자를 감수한 롯데와 신라의 용단은 면세업에 대한 이해와 자체적인 역량에 기반한다며 점진적인 협상능력, 규모의 경제 강화 효과는 막대한 리스크를 짊어진 이후에 수반된 결실이라고도 했다.
함 연구원은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업체가 세계 시장에서 더욱 견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국내 사업을 중심으로 한 구매력 강화와 원가율 효율화는 해외 시장에서의 협상능력 강화로 연계되고 이는 보다 적극적인 할인 프로모션, 가격 구조합리화 등 국내 소비자의 효용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한국 인바운드 시장 환경에서 국내 면세 채널은 중장기 인바운드 수요 성장기의 핵심 경쟁력으로 글로벌 면세사업자는 향후 한국 소비재의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 결정적인 교두보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메이저 사업자가 장기간 구축해놓은 효율적인 시스템은 향후 한국 면세시장이 우호적인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핵심을 구성한다"며 "일부 면세 사업권이 연내 만료될 예정이지만, 보세 사업자지정에 있어 다양한 역량 검증이 필요함을 감안하면 현재 구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국회의원(새누리당)은 면세점 시장의 독과점 해소를 위해 독과점 기업에 대해 신규특허 및 재허가를 제한하는 내용의 '관세법' 일부개정안을 마련함에 따라 공동발의를 거쳐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심 의원은 정부가 면세점 특허를 부여하는 경우 "면세점 특허 공고일 직전 사업연도의 면세점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30%를 초과하는 기업"에 대해 특허를 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에 따르면 롯데와 신라 면세점은 일부 특허의 재허가가 규제를 받게 되고 신규 사업자가 허가를 받게 돼 롯데와 신라의 독과점 대신 공정경쟁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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