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6ㆍ25 한국전쟁 당시 전남 화순에서 군과 경찰에 의해 학살 당한 유족들 200여명에게 국가가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고등법원 제24민사부(부장판사 이은애)는 조 모씨등 화순 11사단 사건 피해 유족 218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기각된 이들을 제외한 원고들에게 총 54억25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소송에서 정부는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만으로 유족들을 희생자로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며 이미 고인들이 사망한 때로부터 5년이 경과해 손해배상청구 시효도 지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진실규명 결정의 근거가 된 가해자 측 경찰 등의 참고인 진술을 참고하면 고인들이 피고 소속의 군인 또는 경찰에 의해 희생된 점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과거사 정리법을 제정하고 피해자의 피해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을 천명한 것을 보면 사법적 구제방법을 취한 것도 궁극적으로는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원고들이 그 결정에 기초해 '상당한 기간'내에 권리를 행사할 경우에도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진실규명결정일로부터 3년 이후에 제기된 위자료 청구에 대해선 시효기간이 지났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망인들이 피해를 입은 1951년 5월31일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연손해금은 사실심 변론종결일부터 발생한다고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화순 11사단 사건은 한국전쟁 당시 국군 11사단이 빨치산 토벌작전을 벌여 무고한 민간인들을 다수 학살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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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따르면 1950년 10월부터 1951년 3월까지 전남 화순군, 담양군, 장성군, 영광군 일대에서 빨치산 토벌작전을 수행하던 국군 제11사단에 의해 모두 291명이 희생됐다. 희생자 중 대다수는 주로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렸던 20~40대 남성들이었다.


피해자 전모씨 유족은 "방아를 찧고 있는 사이에 갑자기 군인 5~6명이 들어와 가족을 끌고 갔다. 이후 사건 현장에 갔던 누나로부터 가족을 포함한 주민 6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들었다"고 진술했다. 또 조모씨 유족은 "사건 당일 마을을 빠져 나오면서 일부 총을 맞고 걸어 나오는 사람을 봤는데 군인들이 '이런 것들은 데리고 나가봐야 치료하면 더 복잡하다'며 총을 쐈다"고 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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