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1% 시대 현실선 '뻥'…장바구니 물가 2배 올라
배추, 양배추, 대파 등 채소류 전년대비 100% 이상 가격 뛰어
삼겹살, 갈치 등 식탁물가 급증…올 상반기 탄산음료, 빙과류 등은 이미 올려
하반기 라면, 주류 가격 인상설도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용산에 사는 주부 최모씨는 매번 식탁에 올린 겨울 김장김치 대신 먹을 겉절이를 담기 위해 마트에 들렸다가 깜짝 놀랐다. 배추 1포기에 5000원이나 했기 때문. 최 씨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얼갈이배추를 조금 샀지만 이마저도 작년보다 크게 오른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 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 장보기가 겁난다"며 "아이들이 야채와 고기를 좋아하는데 마음껏 사주지 못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계속 치솟고 있다. 일부 채소값이 1년전보다 100% 급등했고 돼지고기 및 수산물 가격도 크게 올랐다. 정부의 통계발표와 소비자의 체감물가간 괴리가 크다는 얘기다.
더욱이 하반기에 라면, 맥주, 소주 등 가공식품의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4일 현재 배추 1포기 평균가격은 3422원으로 1년전 보다 113.9%나 올랐다. 일부 마트에서는 포기당 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채소값 급등세는 올 초부터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 양배추값(1포기)도 전년 동기보다 112.8% 올랐고 대파 107.0%, 감자 72.7%, 얼갈이배추 24.5%, 무 22.5% 등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축산물과 수산물값도 뛰고 있다. 삼겹살 1kg은 2340원으로 1년전보다 16.1%, 5년 평균보다 22.8% 올랐다. 갈치와 고등어도 각각 40.8%, 17.4% 상승했다.
신선식품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및 외식제품들도 올 초 연달아 가격을 올렸다. 빙그레,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이 지난 3월 아이스크림 가격을 100~200원 올렸고 패스트푸드인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이 각각 가격을 올린데 이어 코카콜라음료, 롯데칠성음료 등의 음료 업계도 6.5%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처럼 장바구니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수년간 가격을 동결해온 라면, 소주 및 맥주업체들이 가격인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음식료 생산자물가 안정으로 소비자 물가는 1% 상승이 예상된다"며 "장기간 올리지 못한 소주, 맥주, 라면 등은 인상이 추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라면의 경우 2011년 11월에 가격을 인상한 후 추가 인상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기간 칠성사이다, 코카콜라 등은 2번 인상했다. 또 맥주는 2012년 7월과 8월 각각 하이트진로(5.93%)와 오비맥주(5.89%)가 가격을 인상한 이후 동결된 상태다. 소주 역시 2013년 하이트진로(8.19%), 롯데주류(8.8%)와 지방 소주사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린 이후 눈치만 보고 있다.
가격 인상이 단행될 경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는 정부의 물가억제정책으로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인건비와 포장재 등 부재료 가격이 오르기는 했지만 가격인상보다는 제품 마케팅 비용을 줄이거나 광고를 축소하는 등 내부적인 자구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도 "하반기 가격 인상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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