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표, 전문업체 참여 유도 정책에 항의…건설업 등록증 반납도 불사
국토부 "경쟁위한 시스템…업계 의견 수렴해 최종 방안 결정할 것"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주상돈 기자] # "이건, 우리더러 방 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서울 논현동 대한건설협회에서는 지역 중소 건설업체들을 대표하는 16개 시도회장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시도회장들은 국토교통부의 소규모 복합공사 확대 추진에 대해 성토하면서 협회 집행부의 미온적인 대처에 거침없이 불만을 쏟아냈다. 격앙된 시도회장들은 대규모 항의집회와 함께 건설업 등록증 반납도 불사하겠다는 말까지 쏟아냈다.

국토부가 지난달 전문건설업자의 시공 자격을 인정하는 '소규모 복합공사'의 적용범위를 종전 3억원에서 10억원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중소 종합건설업체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중소 종합건설업체의 일거리를 빼앗아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2007년 법 개정을 통해 3억원 미만의 소규모 복합공사의 경우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전문건설업체에도 문을 열어줬는데 이번에 건산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금액 상한선이 10억원까지 확대된다.


공사비 10억원 정도면 5~6층 빌딩을 짓거나 소규모 하수도 건설공사를 할 수 있는 규모다. 종합건설업계에서는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전문업체로 이전하는 물량이 2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중소 종합건설업체의 밥그릇을 빼앗아 전문건설업체에 주는 격이라는 것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08년 1만2590개에 달했던 국내 종합건설업체 숫자는 1만972개(지난해 말 기준)로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설업계가 침체기를 지내오는 동안 종합건설사 1600여개가 부도 등으로 사라진 것이다.


그 사이 공사계약액은 8.2%나 줄었다. 종합건설업체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이 모두 포함돼 있지만 숫자로만 보면 98%가 중소기업이다.


종합건설업계 관계자는 "업역에 관한 사안은 이해관계 단체와의 충분한 의견조율이 필요한데도 국토부가 명분 쌓기용 회의만 하면서 마치 의견수렴을 한 것처럼 호도하고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그대로 받아 밀어붙이는 불통(不通)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소규모 복합공사에 대해 종합업체의 시공 자격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본질적으로 종합업계가 수주하던 공사물량을 빼앗은 후 상대방과 같이 나누라는 의미이므로 형평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전문건설업계에서는 종합건설업계가 업역 다툼으로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상조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 직무대행은 "정부의 소규모 복합공사 확대 입법예고는 그간의 경제상황 변동 등을 반영해 현실화하기 위한 조치로 업역 다툼과는 거리가 멀다"며 시급한 법제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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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직무대행은 "종합건설업계는 전문건설업체가 시공능력이 부족해 재하도급을 한다거나 임금체불의 주범이란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중소기업의 밥그릇을 빼앗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전문업종을 참여시켜 경쟁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니 관련 업계 의견수렴을 통해 최종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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