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와 SK㈜는 20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SK그룹은 이번 합병관 관련해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지배구조 혁신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통합 법인을 출범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합병을 통해 SK그룹은 정상적인 지주회사 체계를 갖추게 됐다. 합병이 완료될 경우 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이 새로운 지주회사가 될 합병회사의 대주주가 되면서 그간 최 회장 → SKC&C → SK㈜ →사업자회사로 연결되는 복잡한 구조가 최 회장이 합병회사를 지배하고 합병회사가 각 사업자회사를 거느리는 형태로 간결화 된다. SK C&C와 SK㈜가 합병한 SK주식회사가 새로운 지주회사로 자리잡으면서 옥상옥의 불완전한 지배구조를 탈피하게 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SK와 SKC&C가 합병하면서 SK그룹의 옥상옥 구조가 개선 돼 SK하이닉스 등 증손자회사들의 지분율을 100%로 높이거나 매각해야 하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최 회장 일가의 지주회사 지분도 자연스럽게 끌어올려지면서 경영권을 강화하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SK C&C와 SK㈜간 합병이 성사되면 최 회장 지분은 32.9%에서 23.2%로 10% 가까이 떨어진다. 하지만 지주회사에 대한 지분을 놓고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재 지주회사인 SK㈜의 지분이 0.02%에 불과하지만, SK C&C와 SK㈜가 합병해 출범할 지주회사, SK주식회사의 지분율은 23.2%로 합병 전과 비교해 대폭 높아진다. 그룹에 대한 확고한 지배력이 생기는 것이다.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SK C&C 지분도 10.5%에서 7.4%로 낮아지지만, 최 회장과 지분을 합치면 30.6%가 돼 그룹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은 SK C&C와 SK간 합병과 지배구조 변경을 통해 옥상옥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그룹 내 일감몰아주기 등의 이슈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주가에서 합병하면 최태원 일가는 합병 지주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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