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의 출시경쟁에 나선 국내외 뷰티 업체들이 실제로는 같은 제조회사에서 제품을 생산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쿠션 파운데이션의 원조격인 아모레퍼시픽을 제외하고 글로벌 기업 랑콤부터 국내 저가 브랜드숍 미샤에 이르기까지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의 제조처가 '코스맥스'로 같은 것이다. 뷰티업계 '쿠션 경쟁'의 숨은 승자는 대부분의 제품을 제조하고 있는 '코스맥스'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대표적인 것이 글로벌 뷰티 브랜드인 랑콤이 최근 내놓은 '블랑 엑스퍼트 쿠션 컴팩트'다. '블랑 엑스퍼트'는 지난달 27일 출시, 전국 주요 백화점에서 판매 첫날 완판되며 인기를 끈 제품이다. 현재까지도 예약자 중심으로 판매돼, 현장에서 바로 구매가 어려운 정도다. 본품 케이스와 리필 2개로 구성됐으며, 6만원대의 고가제품이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있는 에이블씨엔씨의 쿠션 제품도 코스맥스가 만들고 있다. 현재 4800원에 판매중인 미샤 '매직쿠션'의 제조사는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로, 코스맥스의 계열회사다. 업계 최저가인 4500원에 판매중인 어퓨의 '어퓨 에어 핏' 역시 코스맥스가 제조한다.
업계에서는 할인경쟁이나 재고부담이 없는 코스맥스가 이 같은 쿠션전쟁의 '진짜 승자'라는 평이다. 코스맥스는 현재 계약 내용에 따라 자사 기술을 중심으로 생산하는 제조자개발생산(ODM)과 각 브랜드의 기술 및 특허 설계도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느 제품이 어떤 방식으로 생산되는지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함구하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제품 생산 내용이나 각 제품의 스팩 등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 "다만 코스맥스는 '원 레시피, 원 컴퍼니(One recipe, One company)' 정책을 기반으로 매 브랜드나 회사의 제품에 대해 각기 다른 처방의 생산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코스맥스의 실적 강세를 점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맥스의 실적 추정치는 매출 4769억원, 영업이익 394억원로 전년 대비 각각 42%, 62%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대감에 주가 역시 치솟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분할 재상장 한 지난해 4월7일 6만72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9일 12만4500원(종가기준)으로 1년이 안 돼 두배 가까이 올랐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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