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법원 판사들 아이디어에'… 개인회생 악용↓
-중점관리제 도입 악성리스트 분석…회생신청건수 월평균 12.7%감소
-파산부 판사들 아이디어서 시작, 악성 브로커 개입 판별 체크리스트도 만들어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직장이 없던 A씨는 개인 회생 제도를 악용해 빚을 탕감받으려다 법원의 심사에 걸려 실패했다. A씨는 브로커를 통해 '00유통'에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 소득확인서를 받고 급여입금통장에도 직장 명의로 급여가 입금된 것처럼 속였다. 일정한 소득이 있다는 것처럼 법원을 속이기 위해 허위서류를 위조한 것이다. 그러나 A씨는 최근 들어 법원의 한층 강화된 심사에 의해 자격이 없음이 들통나고 말았다.
파산법원 판사들의 아이디어로 개인 파산 제도 악용을 막기 위해 도입된 '악용위험사건 중점관리제'(이하 중점관리제)가 시행 반년 만에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월평균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중점관리제가 시행된 9월 이후 현재까지 1893건을 기록했다. 중점관리제 시행 전인 지난해 9월까지 월평균 개인회생접수건수 2134건보다 12.7% 감소한 수치다.
파산법원에선 중점관리제도를 통해 재산ㆍ소득의 은닉ㆍ축소 가능성이 큰 사건을 일반 사건보다 심도있게 조사하고 악용의도가 확인될 때는 기각이나 폐지 등의 조처를 하면서 개인 회생 제도를 악용하려는 사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제도 시행 후 파산법원이 관리하는 악용위험 사건은 107건으로, 지난 한달 사이에만 9건이 추가됐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관계자는 "중시행한 지 반년 밖에 안됐지만 악성 채무 브로커들 사이에 소문이 돌면서 개인회생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줄어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제도는 개인회생 재판을 맡아온 중앙지법 파산부 판사들의 아이디어로 탄생됐다. 파산부 판사들이 회의를 하던 중 기록을 검토하다보면 반복적으로 나오는 악성사례들을 관리해야한다는 의견이 다수 나와 제도로 이어진 것이다. 총 17개의 항목을 통해 개인회생 브로커들의 주요 유형을 체크하는 '개인회생 브로커 체크리스트'도 파산법원 판사들의 경험을 통해 작성됐다.
다만 점차 개인 회생 브로커들이 수법이 교묘해지는 만큼 악성 사례 모니터링을 더 강화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각종 편법으로 개인회생을 쉽게 할 수 있다는 광고글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수임료마저 없는 사람들을 위해 수임료대출을 해주는 대부업체의 광고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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