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비웃는 AI…'역대 최장' 1년 넘도록 활개
작년 1~9월 종식선언 이후 20일만에 재개…아직도 이어져
농식품부 일시 이동조치에도 양계장서 AI 발생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가 국내에서 1년이 넘도록 활개를 치고 있다. 정부 당국의 방역작업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에는 수도권에서 발생이 집중돼 양계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 각국을 이동하는 야생조류에 의해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전파되면서 AI 사태는 초장기화될 조짐이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9월24일 첫 발생한 고병원성 AI가 양성 판정을 받은 농가는 전국적으로 59개에 달한다. 살처분이나 매몰한 닭과 오리는 모두 140만마리를 넘어섰다.
아직까지 피해 규모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았지만 이번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사상 최악의 AI'로 기록된 것은 지난해다. 작년 1월부터 정부가 종식을 선언한 9월까지 8개월 동안 살처분·매몰 규모만 1400만여마리에 달한다.
특히 이번 AI가 정부의 종식 선언 이후 20일 만에 곧바로 재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1년 넘게 AI를 방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는 예년과 달리 바이러스 활동이 뜸한 여름철에도 AI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올여름에도 AI 피해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해외에서도 우리와 같은 H5N8형의 AI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작년 말부터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과 일본, 미국에서도 H5N8형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이달에만 북미와 유럽 등 7개국에서 총 27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AI가 야생철새를 따라 주요 철새도래지에 순식간에 퍼지고 농가와 같은 2차 감염 사례까지 겹치면서 피해가 확산된다. 지난 23일에는 제주도 구좌와 서귀포에서 H5N8형 AI에 감염된 철새가 발견되기도 했다.
AI로 인한 피해는 경기 안성과 이천, 포천, 고성, 여주 등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축산농가 등을 대상으로 일시 이동중지와 일제 소독을 실시한 지난 18일 이후 AI양성 판정을 받은 9개 농장 가운데 7곳이 경기도에 위치한 농가로 확인됐다.
정부는 일시 이동중지 명령에도 AI가 발생함에 따라 보다 높은 수준의 방역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야생철새의 분변이 사람이나 차량 등을 통해 농장내로 유입돼 발생한 것”이라며 “철새 도래지 예찰검사를 확대하는 등 야생 철새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