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당선인은 야권단일후보 노회찬 정의당 후보를 접전 끝에 이겼다.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야당이 강세를 보여온 데다 대선후보를 지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 야권 유력 인사들이 총집결해 노 후보를 지원해왔다. 눈에 띄는 외모로 '스타 여성 정치인'으로 불렸던 나 당선인은 대중성과 실력까지 갖춘 여권내 유일한 차세대 여성 리더로 발돋움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나 당선인이 여권의 유일한 여성 차기 대선주자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 의원 가운데 3선 이상의 여성 의원은 그가 유일하다. 더구나 나 당선인은 여당의 취약지인 서울에서만 두 개의 지역구(중구ㆍ동작을)에서 당선되면서 더욱 중량감을 갖게 됐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나 당선인은 지금까지는 예쁜 외모로 주목받았지만 3선 중진이 됐고 수도 서울에서도 야당 강세 지역에 깃발을 꽂으면서 정치 체급이 다른 여성 의원들은 물론 남성 의원들과도 비교 우위에 설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빠진 여성 리더 자리를 나 당선인이 꿰찰 수 있게 됐다"고도 했다.
나 당선인에겐 출마 자체가 큰 도박이었다. 그러나 당 요청을 받아들이고 최대 승부처에서 승리를 거머쥐면서 그의 당내 활동 영역도 자연스레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어려운 지역에 출마했고 전략공천 과정에서도 상처를 입었음에도 외풍이 거센 서울에서 당선되면서 당선인의 정치적 무게는 이전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 당선인의 복귀로 여권의 차기 대권구도도 출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여권내 권력지형 변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비박계이자 친이계인 나 당선인의 재입성으로 여권내 탈박 현상(박근혜 대통령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현상)은 더욱 빨라질 수 있고 차기 대선주자군들도 나 당선인을 염두에 두고 대선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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