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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의 현명한 판단 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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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미 소령이 맨앞에서 행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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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그녀에게는 항상 '첫'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녔다. 첫 육사 여생도, 첫 여장교 사법시험 합격자, 첫 전투병과 여군 야전부대 배치. 그녀는 '첫'이란 단어가 부담스러웠다. 주인공은 방위사업청 강유미 법무관(육사58기ㆍ소령). 지금은 '첫'이란 단어보다 더 부담되는 직책을 맡고 있다. 대형로펌을 상대로 법 전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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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법무관은 부산출신이다. 재수를 했을 당시 같이 공부를 하던 친구 3명과 입시원고를 들고 고민 했던 게 인생에서 '첫'이란 단어를 처음 만든 계기가 됐다. 당시 강 법무관의 친구들은 모두 경찰대학에 지원했다. 강법무관은 '경찰이냐, 군인이냐'를 놓고 친구들이 선택한 경찰대학교에 마음이 기울어졌다. 하지만 그를 잡은 사람이 있었다. 아버지 강일두(3사4기) 예비역 중령이었다. 육군사관학교와 경찰대학에 동시에 합격한 강 법무관은 군인의 길을 선택했다.

강 법무관은 "20년이상 군인의 길을 걸어오신 아버지는 저의 멘토였다"며 "아버지가 아니면 지금 경찰제복을 입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웃음을 지었다.

1998년 육사 첫 여생도로 입학한 강 법무관의 길은 만만치 않았다. 전체수석이라는 단어까지 붙어서다. 특히 육사로서는 첫 여생도였기 때문에 기대가 컸고 거기에 부응해야 했다. 여생도로서의 전통도 세워야 했다. 힘든 때도 있었지만, 동기들끼리 서로 위로해 주며 고비를 넘겼다.
육사를 차석으로 졸업한 강 법무관에게는 또 다른 위기가 다가왔다. 2004년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17연대에서 근무할 때다. 당시 여군전투병과로는 처음으로 야전부대에 배치됐기 때문에 부대에서도 그녀를 부담스러워 했다.

강 법무관은 "혹한기 훈련때 지휘관께서 여군이니 텐트에서 혼자 자라고 하더라구요. 텐트에서 혼자자면 얼마나 추운데요. 그래서 통신병과 부하직원과 텐트에서 같이 잤죠"라며 " 그게 지휘관으로서 당연한거 아닌가요"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강 법무관은 씁쓸했다. 지휘관들의 배려와 걱정이 더 부담스러웠다. 강법무관은 이렇게 까지 보호해주는데 얼마나 중요한 임무를 줄 수 있을 지 의문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길이 법무관이었다.

그는 2005년 전투병과임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법대 위탁교육을 신청했다. 2008년 전투병과의 사법고시시험을 치렀지만 낙방하고 말았다.

강 법무관은 "지금 생각하면 참 맹랑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군인이 사법고시준비를 한다며 5년이라는 시간을 버리는 건 도박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 법무관은 이를 악물었다. 처절한 전투였다. 결국 다음해인 2009년 사법고시 1, 2차를 모두 합격하고 2009년 6월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당당히 올렸다. 2년간의 연수원 과정을 마치고 육군본부 법무실을 거쳤다.

현재 방위사업청에서 법률 자문ㆍ소송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그녀는 지난해 소송이 기억에 가장 남는다. 원가부정행위를 저지른 중소기업과 가산금부과를 놓고 대형전쟁을 치뤘다. 결국 대형로펌을 낀 중소기업 대상으로 승소했다.

강 법무관은 "이번 판결로 좋은 사례를 남긴 것 같아 뿌듯하다"며 "군의 주력인 보병지휘관들이 현명하고 옳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좋은 법무관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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