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은 원내 다수당의 몫이며 당내 최다선 의원이 맡는 게 관례다. 이 기준으로 7선의 서청원ㆍ정몽준, 6선의 이인제, 5선의 김무성ㆍ남경필ㆍ이재오ㆍ정의화ㆍ황우여 의원이 후보군에 꼽힌다. 그러나 서청원ㆍ김무성ㆍ이인제 의원은 당권 도전, 남경필 의원은 6ㆍ4 지방선거 출마를 택했고 이재오 의원은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의화ㆍ황우여 두 의원의 대결구도로 압축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당내 기류에 변화가 생겼다. 황 대표를 보는 당 주류의 시선이 달라지면서다. 당 주류에선 황 대표가 계속되는 당 안팎의 '인천시장 출마' 요구를 뿌리치고 이로 인해 선거 관리를 해야 할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차출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담을 안겼다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당의 국회 선진화법 재개정 움직임도 황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황 대표가 법안 처리에 앞장섰고 최근까지도 여권 내부의 재개정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황 대표도 이런 기류를 의식한 듯 2일 당 지도부 회의에서 이 문제를 최경환 원내대표에게 일임하고 개정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런 기류 변화에 두 의원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두 의원 모두 최근 각종 당내 의원 모임 행사에 모두 참석하며 스킨십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황 대표는 2일 그간 가지 않던 비주류 의원 중심의 '혁신연대모임'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모임에는 정 의원도 참석했는데 두 의원은 시차를 두고 참석하며 물밑 신경전도 벌였다. 한 당직자는 "황 대표에게 쏠렸던 분위기가 정 의원과 경쟁구도로 달라졌다"고 전했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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