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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신뢰 치명타 입나?…간첩사건 '증거조작' 파문

최종수정 2014.02.15 10:33 기사입력 2014.02.1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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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증거조작, 검찰이 몰랐을 리 없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간첩활동 혐의로 서울시 공무원을 기소해 재판에 넘긴 검찰이 조작된 증거를 제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유서대필 사건으로 기소돼 23년 만에 무죄를 선고 받은 강기훈씨의 재판이 하루 전날 열린데 이어 부실·조작 증거 의혹이 또 다시 고개를 들면서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검찰이 제출한 출입경 기록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간첩활동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사라지게 돼 검찰의 공소사실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국가보안법위반 등의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진행 중인 유우성(34)씨의 출입경 기록이 모두 위조된 것으로 판명났다고 14일 밝혔다.

유씨는 지난해 1월 간첩활동 혐의를 받고 긴급체포됐고 한달 후인 2월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1심에서 유씨는 간첩 혐의 관련 무죄판결을 받았고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 도중 유씨가 북한에 드나들었다는 증거로 중국 화룡시 공안국이 발급한 출입국 기록을 제출했다. 검찰 제출 기록에는 유씨가 2006년 5월27일 오전 11시16분께 북한에 들어가 그해 6월10일 중국으로 나온 것으로 돼 있다.
유씨는 어머니 장례를 치르려 북한에 간 적은 있지만 검찰이 제시한 기록과는 시기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이는 변호인단이 제출한 기록과도 배치됐다.

민변은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출입경 관련 문서를 중국 영사관에 보내 사실조회를 한 결과 "모두 위조문서"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이 핵심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한 일체 서류가 가짜라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수사과정에서 유씨가 "국정원에서 처음 조사를 받을 때 본인에게 확인시킨 문서와 검찰이 이번에 증거로 제출한 문서가 다르다"고 말해 재차 이를 확인했지만 검찰은 관련 주장을 부인해왔다. 오히려 재판부에 "공식 절차를 통하진 않았지만 중국 당국으로부터 받은 문서가 맞다"는 의견까지 냈다.

변호인단은 "재판 진행과정에서 여러 차례 확인을 요청하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그 때마다 검찰은 석연치 않은 설명으로 빠져나가려 했다"며 "검찰이 증거가 위조됐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면 유씨를 체포해 조사를 벌인 국정원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유씨 증언에 따르면 국정원이 출입경 날짜와 시간 등이 잘못된 기록을 자신에게 보여줬고, 이는 초반부터 이미 증거조작이 계획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출입경 기록이 위조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이달 28일 중국 공안에서 근무했다는 조선족에 대한 증인신청을 해놓은 상태지만, 직접 서류를 발급받은 사람을 신문하게 해달라는 변호인단의 요청은 묵살했다.

이번 증거조작을 놓고 중국 정부가 형사책임을 묻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외교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검찰과 국정원이 함께 연루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중국 영사관은 "한국 검찰 측이 제출한 공문은 중국 기관의 공문과 도장을 위조한 형사범죄에 해당한다"며 "위조문서의 상세한 출처를 제공해달라고"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중국 측은 이번 위조에 연루된 기관 또는 사람이 밝혀질 경우 형사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이와 관련해 "영사관에서 보낸 팩스가 법원에 도착한 것은 맞지만 아직 정식으로 증거조사 절차가 이뤄지지 않아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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