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새빨간 거짓말"…與 "공약 수정 불가피"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근혜정부의 핵심 복지공약인 기초노령연금 후퇴 논란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민주당 등 야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수정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서 여야 대치 정국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민주당이 강력 반발하는 데에는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이 먼저 기초노령연금 문제를 제시했음에도 불구 박 대통령이 보편적 복지의 일환으로 '모든 노인에게 즉시 20만원 지급' 카드를 꺼내며 대선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트라우마에서 시작된다.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는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해 노인의 80%가 기초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었다. 박 대통령이 취임하자 문 후보의 공약에도 미치지 못하는 안을 내놓았다는 비판이다.
국정원 개혁을 비롯 국회 정상화를 두고 여당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민주당은 이번 기초노령연금 논란을 통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 민주당은 지난 여름 국정원 대선개입을 문제삼으며 국정원 개혁을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3자회담 결렬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국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기초노령연금을 쟁점화함에 따라 정기국회와 향후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기초노령연금 문제는 노인들 뿐 아니라 국민연금을 납입하고 있는 청장년층의 문제와 연계된다는 점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경제상황과 국가의 미래 등을 고려할 때 공약 수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펼치면서도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공약에 대해 함께 책임을 갖고 있는 여당으로서 직접 수혜대상이신 어르신께 기대하신대로 다 드릴 수 없게 된 점 대단히 죄송스럽다"며 사과했다.
최 원내대표가 사과한 데에는 새누리당의 편치 않은 속마음이 담겨 있다. 대선 주요 공약이 번번이 수정됨에 따라 공약 불이행에 따른 비판의 목소리 외에도 핵심 지지층인 노인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공약 수정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정작 법안의 신속 처리를 위해 의원입법에 나서려고 하는 의원이 없다는 것은 새누리당의 복잡한 속내를 반영한다.
기초노령문제는 앞으로 정기국회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기초노령연금 법안 소관 상임위인 복지위에서는 대선 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민주당 의원들과 공약 수정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여당 의원들의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밖에도 기초노령연금 수정 원인이 된 재원문제와 관련해서도 여야는 기재위 등에서 논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문제가 된 기초노령연금 문제는 이명박정부 당시 부자감세를 철회하면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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