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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영화]김기덕 감독이 직접 말하는 '뫼비우스'.."생채기 난 불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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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 끝에 문제 장면 3분가량 삭제..베니스영화제에서는 '무삭제판' 공개

[주말엔 영화]김기덕 감독이 직접 말하는 '뫼비우스'.."생채기 난 불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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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김기덕 감독은 그의 19번째 신작 '뫼비우스'를 '불구영화'라고 표현했다. 영화의 주요 장면 약 3분 가량이 잘려나갔기 때문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와의 등급판정 논란 끝에 결국 문제가 됐던 장면을 삭제하면서 당시 김 감독은 "살을 자르듯 필름을 잘랐다"며 괴로운 심정을 토해냈다. 두 번의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으로 국내에서 상영불가 위기에 처했던 '뫼비우스'는 오는 5일 '청소년관람불가용' 삭제판으로 전국 극장에 걸린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28일 개막한 제70회 베니스영화제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출국 직전인 30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뫼비우스'는 이번 영화제에 초청된 유일한 한국작품이다. 지난해 '피에타'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던 김 감독은 이로써 2년 연속 영화제 진출에 성공했다. 국내에서의 여러 논란 끝에 이번 베니스영화제는 '뫼비우스'를 무삭제판으로 상영하는 유일한 곳이 됐다.
"후반부 장면이 가장 많이 생채기가 났는데, 이게 바로 영화를 온전히 보여줄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라고 김 감독은 담담하게 입장을 털어놓았다. "달리는 기차가 종착역에 도착하기 바로 직전에 고장난 상황"이라고도 표현했다. 그러나 "다행히 영화는 극장 개봉부터가 상영 시작인데, '뫼비우스'는 영등위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받았을 때부터 이미 상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등급판정에 대해 왜 좀 더 싸우지 않았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일차적으로는 스태프들의 참여문제와 영화 카피 문제가 있지만 결국은 '영화를 보지 못하게 하려는 사람들'과 '보려는 사람들'간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또 영화를 만드는 17년 동안 이런 비슷한 문제를 늘 겪어왔는데 내 자신이 사람들을 많이 이해하는 식으로 바뀌기도 했다"고 답변했다. 결국 '뫼비우스'는 영화 자체에 대한 논란과 영화 외적인 요소에 대한 논란,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영화 '뫼비우스'의 한 장면

영화 '뫼비우스'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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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는 남편의 외도에 증오심을 가진 아내가 이에 대한 복수로 아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되면서 한 가정이 파멸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직계 성관계 장면 등이 논란이 됐다. "처음에는 '몽정'이라는 제목도 생각하고, 여러가지를 고민하다가 시나리오 작업 과정에서 '뫼비우스'가 선택됐다. '뫼비우스의 띠'는 선과 악, 앞과 뒤가 만나지 않다. 가족은 무엇이며, 성욕은, 또 성기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배우 조재현이 2002년 '나쁜남자' 이후로 11년 만에 김기덕 감독과 재회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재현은 자신의 외도로 불행해진 아들을 위해 무엇이든 다 하는 아빠로 출연한다. '아들'역은 '범죄소년'을 통해 지난해 도쿄 국제영화제, 씨네마닐라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서영주가 연기했다. 실제로 만 15세의 나이인 그는 "부모님과 함께 시나리오를 검토한 끝에 출연을 결정"했다. 이은우는 1인2역으로 '어머니'와 '또 다른 여자'를 맡아 열연했다. 이 세 명의 주연 외에 조연들까지 모두 대사가 없는 점이 특이하다.

[주말엔 영화]김기덕 감독이 직접 말하는 '뫼비우스'.."생채기 난 불구영화" 원본보기 아이콘

'뫼비우스'에는 불상과 칼, 이 두 소품이 중요하게 쓰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서도 사용됐던 것으로, 김기덕 감독이 소장하고 있는 소품이기도 하다. "'뫼비우스'에도 불상이 등장한다. '뫼비우스'는 어느 한 가족이 욕망으로 인해 관계가 뒤엉켜버리는 내용의 영호로, 결국 인간은 욕망을 채우려는 마음에서 비우려는 마음이 돼야만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메시지가 바로 불교의 교리고 불상의 이미지라고 판단했다."

안팎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영화 '뫼비우스'를 들고 김기덕 감독은 9월3일 현지시각으로 오후 1시 베니스 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과 포토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섯번째 베니스행을 앞두고 김 감독은 "이번에 내 작품만 영화제의 한 자리를 차지한 것이 한편으론 미안하고 안타깝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영화제로부터 멀어진 한국의 영화시장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마냥 행복하지는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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