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는 물러나고 홍준표는 고발되나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치권에 성은 같고 이름이 비슷한 두명의 '홍X표'가 주목받고 있다. 한명은 '귀태발언'으로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 홍익표 민주당 의원이며 다른 한명은 진주의료원 폐업을 결정하면서 국회의 국정조사를 이끌어내고 불출석으로 고발까지 당하게 된 홍준표 경남도지사다.
홍익표 의원은 11일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견줘가며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뜻)의 후손이라며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했다. 이에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반발해 민주당에 사과와 함께 국정을 보이콧하면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홍 의원은 결국 다음날인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브리핑 과정에서 일부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 말씀과 함께 책임감 느끼고 원내대변인직을 사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등 국회 운영에) 걸림돌이 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국회가 잘 운영되지 않게 된 데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사퇴를 만류하기도 했으나, 국회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사퇴 의사를 받아들이고 새누리당의 요구대로 김 대표도 유감을 표시했다.
국정은 정상화됐다.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13일 여의도 모처에서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배석한 가운데 이른바 '2+2' 회동을 갖고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양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을 위해 15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양당 열람위원 10명이 상견례를 가진 뒤 곧바로 국가기록원을 방문, 대화록 예비열람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제 관심은 홍준표 지사다. 양당은 공공의료 국정조사 특위 활동 마지막날인 13일오후 5시 전체회의를 열어 국정조사보고서를 채택하고, 특위의 동행명령을 거부한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한 고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양당은 홍 지사 고발문제는 특위에 일임키로 했다.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양당 회동에서 새누리당이 국회 공공의료 국정조사 특위의 동행명령을 거부한 홍준표 경남지사를 오늘 특위에 출석시킬테니 고발하지 않겠다고 합의해달라는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진주의료원사태는 노사와 경남도, 정부, 정치권, 시민단체이 폐업 찬반 분쟁에 가세하면서 지역이슈에서 공공의료 전반의 문제로 비화됐다. 여야는 6월 국회에서 국정조사에 합의했다. 그러나 홍준표 도지사가 불출석을 처음부터 예고하고 여야가 고발 외에는 아무런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정작 국조의 원인제공자인 홍 지사없이 국조가 이뤄졌다.
국회에 불출석한 증인이 동행명령을 거부할 경우, '국회 모독죄'가 추가돼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벌금형이 없어 홍 지사가 실형을 받으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후보로 나서지 못할 수 있다. 홍 지사와 경남도는 위헌이라는 입장이다.
홍 지사는 12일 라디오에 출연, "정책을 가지고 국회와 논쟁하는데 그것을 두고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고발하겠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자당(새누리당) 도지사를 상대 야당과 합세해서 고발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적절한 처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위헌 법률에 근거한 고발은 무의미할뿐더러 동행명령제로 고발해 유죄가 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국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겁을 주고 그러는데 어이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국조에서 진주의료원 폐업의 정당성을 해명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지방의회에서 3개월 전부터 (폐업 관련) 감사ㆍ조사를 받고 있다"며 "지방의회 사무를 국회에서 답변할 수 없음에도 하게 된다면 지방의회가 있을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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