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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주간지, 특종 '만들어지는' 행태 보도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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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특종, 대부분 기업 홍보부에서 기획

▲일본 경제 신문들의 특종 행태를 고발한 주간 다이아몬드 특집호

▲일본 경제 신문들의 특종 행태를 고발한 주간 다이아몬드 특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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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일본 주간지가 경제신문이 기업과 유착해 특종을 만들어내는 행태를 보도해 파문이 예상된다.

일본 주간 다이아몬드는 최근 '경제 뉴스를 의심!'이라는 제목의 특집호를 통해 일본 최대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닛케이)가 특종을 보도하는 행태를 파헤쳤다.
흔히 독자들은 여러 취재원을 바탕으로 그 신문사만의 특종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닛케이를 비롯한 일본 경제신문의 특종은 기업이 일부러 흘리는 것이라는 게 다이아몬드의 분석이다.

특히 닛케이에 정보를 먼저 흘리고 싶어 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어 '닛케이 퍼스트'라는 말이 업계에서는 관행처럼 떠돌고 있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가 밝힌 특종 일정표에 따르면 기업들은 정보를 흘리기 위해 기획서를 작성하고 닛케이 기자를 불러 사전 강의를 시작한다.
그럼 닛케이 기자는 이를 특종으로 기사화하고 도쿄 증권 거래소가 기사가 게재된 날 정보 유출에 대한 사실 확인에 들어간다. 기업은 당일 오전 '당사에 대한 보도가 있었으나 우리가 발표한 것은 아니다"라고 시치미를 뗀 후 당일 오후가 되면 공식 발표한다.

한 닛케이 기자는 "우리 신문의 투자·재무면은 기업 공시 전 기사를 위해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일본에 이 같은 '누수 저널리즘'이 관행화 된 것은 기업들이 독자가 많이 읽는 신문을 통해 정보를 알리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외신에도 자주 인용되는 닛케이 1면에 들어가면 파급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일부러 사전정보를 흘리는 것이다.

산업부서 담당기자만 150명인 닛케이의 기자들은 과도한 경쟁 속에 이 같은 관행을 받아들이고 있다. 닛케이는 같은 특종이라도 다른 조간에 나오면 평가하지 않는다고 다이아몬드는 소개했다.

문제는 기업 공시 이전에 정보를 흘리는 것이 관행화되면서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시 전 닛케이에 기사가 올라가면서 해당 기업 주가가 과열되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아이러니하게도 "닛케이에서 세 번 쓰면 그 주식은 매도"라는 말이 투자자들 사이에 금언처럼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시스템이 고착화되면서 무비판적인 기사가 난립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한 대형무역회사임원은 "닛케이와 짜고 1면을 장식한 안건 중에는 결국 실패하거나 흐지부지하게 된 것도 많이 있다"고 토로했다. 다이아몬드는 기사가 비판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했다면 결과가 다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닛케이 편집위원 출신으로 산케이신문의 특별기자를 하고 있는 다무라 히데오(田村秀男)씨는 경제신문 기자들이 기업들 이야기나 전하는 존재로 추락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권력과 기업을 살피는 것이 경제 기자의 본래 임무지만 정치나 사회기자에 비해 이런 것이 가장 떨어 진다"며 "(현재 경제기자들은)권력, 기업의 말을 적는 기자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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