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만이 아녔네?.. 사시사철 고민덩어리 '곰팡이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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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경기도 평택에 거주하는 이미현(26)씨는 이사한 지 2주 만에 곰팡이 때문에 피부염증을 앓았다. 11개월 된 신축 원룸이 날림공사 때문에 습기가 심하게 차서다. 이틀간 집을 비웠을 땐 이불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습기와 곰팡이로 피해를 겪은 원룸 세입자들과 항의한 끝에 결국 집주인은 보수공사에 들어가게 됐다. 그게 또 이사를 부르는 계기가 됐다. 이사비용을 주고는 일주일 안에 짐을 싸라고 했던 것이다. 이씨는 그 당시를 떠올리면 아직도 치가 떨린다.


#마포구 서교동 거주했던 서진형(30)씨는 작년 여름 장마와 함께 찾아온 ‘곰팡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장마와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곰팡이를 막기 위해 여름에도 보일러를 켜놓고 다녔다. 휴지와 신문지도 붙여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심지어 옷에도 곰팡이가 번지는 바람에 드라이클리닝 비용만 5만원이 넘게 들었다. 원룸 주인에게 항의해봤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사 들어오는 세입자를 위해 도배를 해줬지만 전셋집이라는 이유로 도배 비용도 받지 못했다.

◆지상·지하 막론하고 퍼지는 곰팡이= 사시사철 집 안은 ‘곰팡이’의 습격에 당하기 일쑤다. 건축업계 관계자는 “곰팡이는 건물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이 때문에 생기는 습기인 결로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장마철에는 습도 때문에, 겨울철에는 실내외 기온차이 때문에 집이 습해진다.


흔히 곰팡이가 반지하에만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지상도 예외는 아니다. 대구시 북구 복현동에 사는 유성은(26)씨는 “반지하에 살 때 곰팡이 때문에 고생해서 지상으로 이사했지만 습한 것은 마찬가지였다”며 “채광이 좋은 곳은 습기가 덜한 편인데 원룸들이 밀집해있기 때문에 햇볕 잘 드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에 사는 박지아(22,가명)씨도 “복층에 살아도 장마철이 지나면 곰팡이가 번식하는데 그냥 참고 산다”며 “원룸 구조 상 앞뒤로 문을 열어두어도 환기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이모(47)씨는 “환기를 잘 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며 “환기를 잘 했는데도 곰팡이가 생긴다면 주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곰팡이가 심해서 습기제거제를 설치하는 세입자들도 종종 봤지만 집주인들이 굳이 해결하려고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기는 필수.. 단열재 잘 갖춘 건물 골라야= 세입자들이 곰팡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건축주의 말도 중개업소 관계자와 비슷한 말을 한다. 원룸을 짓는 양모(56)씨는 “하루에 20분 정도는 환기를 시켜줘야 하고 가급적 채광이 좋은 집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건물을 지을 때 곰팡이의 원인을 봉쇄하는 방법은 단열재를 잘 갖추는 것이다. 한 건축업계 관계자는 “곰팡이는 결로 때문에 생기고 결로는 공중에 있던 습기가 실내 벽에 붙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내부-외부 온도차를 줄이는 단열재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건물을 지을 때 단열재를 충분히 써야 하는데 온도차를 줄일 수 있는데 주택이나 원룸 같은 일반건물은 건축비를 줄이려고 싼 단열재를 쓰거나 일부를 생략 하는 경우가 많다”며 “세입자들도 이런 것들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건물을 지을 때 써야하는 단열재를 규정한 법이 있지만 단열재 종류가 워낙 많고 복잡해서 일반인들은 확인하기가 어렵다. 현행법은 단열재의 두께와 열전도율로 단열재의 기준을 정하고 있다. 두께나 열전도율 중 하나를 충족시켜야 한다. 건축물의 에너지절약 설계기준 제 2조 건축물의 열손실방지 조항에 따르면 서울, 경기 등 중부지역의 거실 외벽이 바깥과 닿을 경우 거실의 외벽 두께를 등급별로 규정하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날림공사를 하면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지 없는지는 뜯어보지 않는 한 일반인들은 모른다. 아파트에 비해 적용되는 법 조항이 적기 때문에 충족시켜야 할 조건보다 더 열악하게 쓰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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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기준 규정을 관리하는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단열재 종류가 다양하고 단열재 등급별로 성능 차이와 가격 차이가 커서 업자들은 싼 것을 선호한다”며 “건축물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량을 줄이기 위해 건축물의 단열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습기를 막아주는 단열재를 구입해 벽에 붙이는 것은 일반 소비자들이 습기확산을 막아 실내를 쾌적하게 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이다. 관악구 행운동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김성자(52, 가명)씨는 “습기를 막아주는 테크론이라는 압축 스티로폴 단열재가 있는데 벽 위에 붙이면 습기를 막을 수 있다”며 “1㎡에 7000원 정도로 비싼 것이 한계지만 보온만 되는 값싼 단열재보다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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