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급락하던 증시가 미약한 빨간불에 일단 멈춰 섰다. 전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장 중 저점 대비 각각 19포인트, 11포인트를 돌려세웠다.


10일 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외국인 매도세와 북한의 도발적인 언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신중한 대응을 권하면서도, 악재들의 무게가 경감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증시의 가격 및 벨류에이션 메리트를 감안하면 반등 시도를 모색해 볼만한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당분간은 기관이 중점적으로 매수하는 업종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북한 도발이 극단적인 상태로 확대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코스피 밸류에이션 가이드라인인 1900에 대한 신뢰를 유지한다. 현재 1900은 청산 가치인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영역이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로는 8.6배인데 이는 국내 상장기업 순이익이 50조~60조원을 기록했던 2004~2006년의 평균 밸류에이션이다. 올해 국내기업들의 순이익은 현재 110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적극적인 매수 타이밍은 상황 변수들의 움직임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 핵심은 엔화 약세의 속도 변화다. 일본은행이 예상보다 강력하게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면서 단기간 엔화 약세가 다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일본이 엔화약세를 정책적으로 유도했던 두 차례(2000~2002년, 2005~2007년)와 비교할 때 현재 엔화의 약세속도는 매우 빠르다.

상대적 관점에서도 엔화 약세의 속도 조절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적극적인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기 시작했던 2008년 하반기~2009년 상반기가 비교 대상이다. 연준이 패니매, 프레디맥 등 정부보증기업 및 금융기관에 자금을 지원했던 2008년 9월 의 엔·달러 환율은 105~110엔이며, 1차 양적완화 도입기의 환율은 100.4엔이다.


미일 양국 유동성 공급의 격차가 엔·달러 환율에 반영돼 왔다고 하더라도, 1차 양적완화(QE1) 도입기 수준에 바짝 다가선 엔화 약세 속도는 점차 완만해질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현재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체는 일본은행 만이 아니다. 연준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3, 4차 양적완화를 통해 매월 최대 850억달러까지 모기지와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북한이 보이고 있는 강경한 태도가 국내증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분간 미사일 발사 등 단기적인 변동성을 확대 시킬 수 있는 소재가 북한과 관련해 등장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 클라이맥스는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단 북한이 실질적인 무력 충돌을 야기하지 않고 쓸 수 있는 카드는 대부분 소진한 상황이다. 게다가 미국 등 국제사회도 기존의 강경한 태도에서 다소 완화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과 같은 첨예한 갈등 구도는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된 불확실성도 경감될 것으로 기대한다.


엔화 약세 역시 속도 조절 과정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 달러화 측면에서 보면 최근 나타나고 있는 경제 지표의 둔화와 양적완화 지속 가능성을 반영하며 달러 가치 상승 속도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다. 엔화 측면에서 보면 일단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이 유발한 일차적인 엔화 가치 급락은 어느 정도 반영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추가적인 정책 기대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엔화 가치 하락 속도는 조절단계에 접어들 것이다. 원화의 경우 아직까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원·엔 환율의 약세도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여전히 기존 악재들로부터 자유롭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악재들의 무게가 경감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증시의 가격 및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감안하면 반등 시도를 모색해 볼만한 구간이라는 판단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 아직 진통이 남아있지만 북한 이슈는 극단적인 사니라오 보다 예정된 결과(대화)를 향해 갈 것이다.


반등시 주목할 업종은 기관이 매수하는 업종이 될 것이다. 과거 급락 후 반등 국면에서 주도권은 기관투자가의 선택에 좌우됐다. 엔저로 인해 외국인의 빠른 매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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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들어 기관은 IT, 자동차, 은행, 화학 업종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들 업종의 반등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 IT는 이익 안정성 측면에서 자동차는 낙폭과대와 엔화의 반전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은행의 경우 낙폭과대와 한국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화학업종의 경우 낙폭과대와 달러약세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외국인은 IT, 제약, 필수소비재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이러한 선택은 엔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의 섹터별 이익모멘텀을 보면 대부분 업종에서 일본에 대한 기대가 높게 자리 잡고 있지만 이들 업종은 일본과 유사하고 일본대비 상대적 우위에 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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