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 아연 가격차 확대...中 공공투자 바로미터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납과 아연의 가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납 가격은 전기차 등 민간의 수요로 오르고 있는 반면 아연은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둔화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연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던 납은 올 여름부터 아연과의 가격차를 벌이기 시작했다. 런던금속 거래소(LME)의 납 3개월 선물가격은 지난 19일 1톤당 2157달러를 기록한 반면 아연은 1921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수 달러차이로 같이 움직이던 두 금속의 가격차가 236달러로 벌어진 것이다.
납과 아연은 같은 광산에서 채굴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는 게 보통이다.
두 금속의 가격이 갈린 것은 각자 쓰이는 분야의 수요가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납은 자동차 배터리 등 민간수요에 주로 의존한다. 건설에 비해 비교적 상황이 좋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자전거 증가도 납 수요에 한 몫하고 있다. 중국의 2010년 전기자전거 생산량은 2954만대를 넘어 전년대비 25%증가했다. 현재 중국의 전기자전거 보유수는 1억7000만대를 넘는다. 1억대의 전기자전거가 매년 배터리를 교환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연 수요는 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아연은 강재의 도금에 쓰이는 등 건설 자재에 폭넓게 쓰인다. 일반적으로 신흥국에서 공공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는 경우 아연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아연의 가격이 떨어진다는 건 중국의 인프라 투자가 활발하지 못하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두 금속의 재고도 가격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연의 재고는 10월 초 한때 100만톤을 초과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납 재고량은 25만톤을 기록해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두 금속의 가격 동향은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에 달려있다. 중국 정부는 9월 초 철도와 항만, 고속도로 등 총 1조 위안 규모의 공공 투자를 발표했다. 내달 열리는 공산당 제 18차 전국대표대회(제 18차 당대회)에 따른 지도부 교체를 계기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높다. 인프라 투자로 인한 아연수요가 증가하면 납과의 가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의 공공 투자의 효과를 납과 아연의 가격차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의 투자효과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납과 아연의 가격차가 줄어들면 중국의 공공투자가 효과를 보이는 징조라는 분석이다.
한편 니혼게이자이는 납과 아연 등이 최근 들어 중국 경제 외 유럽과 미국의 금융완화책에 따른 환율 변동에도 영향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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