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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원서 盧 잠든 봉하까지...朴 국민대통합 강행군 첫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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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1일, 3년 만에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박 후보는 대선후보로서의 첫 일정으로 이날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으며 12시께 비행기편으로 부산으로 이동한 뒤 오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을 찾았다. 박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뒤 뒤 곧바로 사저를 방문해 오후 4시께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박 후보는 권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서 "얼마나 가슴이 아플지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고 권 여사는 "이 일이 얼마만큼 힘들다는 것 잘 안다"며 대화를 나눴다.
박 후보는 앞서 방문 배경에 대해 "대한민국의 한 축을 이루고 계신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참배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예정에 없던 방문일정을 공개하자 민주통합당은 환영하지만 정략적 행동으로 비판했고 노무현재단도 사전에 통보를 받지 못해 당황했었다. 그러다 오전 11시 40분께 이학재 후보 비서실장을 통해 노무현재단에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사실을 알렸으며 오후 4시께 권양숙 여사를 예방키로 한 약속을 잡은것.

박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다음날인 2009년 5월 24일에 조문차 봉하마을을 찾았으나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반대로 마을 입구까지 갔다가 서울로 되돌아온 적이 있다. 박 후보는 당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통화에서 "아쉽지만 뜻을 존중해 돌아가려고 한다"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박 후보는 당시 자신의 미니홈피 메인 화면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고개숙여 묵념하는 사진을 올리고 "삼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박 후보의 이날 방문은 전날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국민대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밝힌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특히 부산,경남의 노무현 향수를 보듬고 광주, 호남을 주축으로 한 민주화세력을 끌어안고 가겠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영남은 새누리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지역이지만 지난 4ㆍ11총선에서 야풍이 거셌다. 부산,울산,경남지역구 40석에서 새누리당이 36석, 민주당 3석, 무소속 1석을 얻었다. 그러나 부산의 문성근 전재수 김정길 박재호 일부 야권후보들은 득표율이 45%를 넘었고 부산진갑 김영춘 후보는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와 39.5% 대 35.8%의 박빙 승부를 펼쳤다.

경남에서도 김해을 김경수(47.9%), 양산 송인배(47.7%), 창원의창 문성현(45.9%) 후보등의 득표율이 만만치 않았다. 정당득표율에서도 민주당은 부산에서 31.78%로 전국 평균인 36.45%에 근접했고 울산(25.22%), 경남(25.61%)의 지지를 받았다. 부산의 경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고향이어서 안 원장의 정치적 거취에 따라 지역민심이 달라진다.

박 후보로서는 야권지지층의 민심을 돌려놓아야 한다. 친박계 이정현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에 나와 박근혜대선캠프 구성과 관련, "비박은 물론 DJ와 노무현 정권 때 참여했던 인사들 중에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세력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는 인사들조차도 다 끌어안아야 한다"면서 "지역, 세대, 계층, 이념을 넘어서는 대대적인 선대위가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전격적인 방문에 정치권은 술렁였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박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의 비판에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은 "민주당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일정과 관련해 노무현 재단에 통보가 없었다든가, 또는 사과부터 하라는 등의 트집을 잡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의 묘역은 특정 정파의 배타적 관리 구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박근혜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과하라는 요구가 트집 잡는 것으로 보인 모양"이라며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정권의 공과를 모두 계승하는 집권여당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이며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박 후보의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국민화합을 도모하는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을 했다. 문재인 후보는 담쟁이포럼 주최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초청 강연에 참석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형식적인 방문이 아닌 과거 상처를 치유하고 국민 화합을 도모하는 진정성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후보측 김유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참으로 늦었지만 민주정부의 두 분 대통령께 예를 갖추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그러나 박 후보가 과거에 대한 아무런 반성과 사죄 없이 그릇된 역사의식을 가지고 일단 미래로만 가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는 조경태 의원의 지지선언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방문 자체에 대해서는 평가하지만 5ㆍ16 쿠데타 등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없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도 앞장섰던 분"이라며 "방문의 진정성이 없어 보여 아쉽다"고 말했다. 정세균 후보는 부산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통합의 정치를 해보자는 뜻에서 방문하는 것인데 그런 것까지 폄하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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