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대형가맹점 내달 수수료 결투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신용카드사와 대형 가맹점간 수수료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가맹점은 이미 체결된 가맹점 수수료 계약 종료 후 적용을, 신용카드사들은 기존 계약 대신 새로운 수수료율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20일 신용카드 업계에 따르면 9월부터 카드사들은 본격적으로 대형 가맹점과 수수료 협상을 시작할 방침이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안이 오는 12월22일부터 시행됨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소급적용 여부다. 대형 가맹점들은 이미 각 카드사와 1~2년 정도의 가맹점 계약을 체결해 둔 상태다. 계약 기간이 종료되기 전 개정된 수수료 체계를 도입, 수수료를 올리는 데 대형 가맹점이 합의해 줄 리 만무하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개정된 여전법 해석 작업에 착수했다.

여전법 개정안이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사이의 계약보다 우선할 수 있다면 이를 내세워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연간 8739억원의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대형 가맹점 수수료를 정상적으로 올렸을 경우다. 대형 가맹점과의 협상이 결렬되거나 지연될 경우 카드사 손실은 1조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여전법 개정안이 발효되는 12월22일부터 대형가맹점 수수료도 일괄적으로 인상하고 싶지만 가맹점마다 종료일이 다르기 때문에 가맹점들이 쉽게 합의해 줄 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개별 계약서보다 법이 우위에 있는 건 지, 소급적용은 안 되는지 문제에 대해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내년 11월이 계약 만기가 되는 대형 가맹점이 있다면 타 가맹점에 비해 수수료 인상 일이 1년 가량이나 늦어질 수 있어 형평성 문제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