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사태, '금융지주 前사장 죽이기'였나

-신 前사장측 변호인 사전 기획사건 주장


USB에 담긴 '신상훈 압박 10일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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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신한사태'가 사전에 기획된 '신상훈 죽이기'라는 주장이 법정에서 제기됐다. 신한사태는 지난 2010년 9월2일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건이다. 배임 및 횡령사건과 관련 사전에 기획된 주장이 나와 신한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자금흐름표 발견에서 고소까지 걸린 기간 10일 =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설범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는 이 전 행장의 비서실장인 변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변씨는 2010년8월 20일께 우연히 책상 우측 서랍 밑깐에 떨어져 있던 자금흐름표를 발견했다고 했다. 변씨는 명의가 도용, 횡령됐다고 판단, 이 전 행장에게 보고하고 지시에 따라 경영감사부를 통해 조사를 지시했다고 했다.


자문료 사용처 확인 유무에 대해 변씨는 "분초를 다투는 사항이었고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변호인측이 "자금흐름표 발견에서 고소장 초안까지 끝내는데 10일 걸렸다"고 묻자 변씨는 "자문료는 이미 알고 있었던 부분이고 더 이상 조사할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변호인측은 변씨에게 "이 전 행장이 일본 주주에게 받은 5억원이 현금화되고 직원가족 명의 차명대여금고에 보관한 것에 대해선 조사할 느낌을 받지 못했나"라고 물었고, 그는 "깊이 있게 생각 안했지만 자랑스런 돈이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압수된 변씨의 대용량기억장치(USB)에 저장된 문건 = 신 전 사장 변호인은 변씨 소유 USB에 담겨 있던 문건을 일부 공개했다.


문건에는 ▲신 사장이 스스로 물러날 경우(고소 전)▲사퇴를 거부할 경우 압박 방법 ▲회장 및 은행장 면담시 신 전 사장이 스스로 물러날 수 있도록 하는 화법▲후임 사장 은행장 겸임▲노조위원장 간담회▲고소 전 명예회장 방문▲고소 당일 신 전 사장 면담 및 이사 소집▲고소장 접수▲금융감독원, 국정원, BH 비서실장 보고▲고소 다음날 직원 담화문 발표 등 일자별 시간대별 일정과 역할분담 등이 상세히 담겨 있다.


신 전 사장 변호인측은 "거사후 시나리오 등의 문건을 직접 작성한 것이냐"고 물었고, 변씨는 이모부장과 최모부장,이모부장 등이 함께 만든 것이라고 했다.


변호인은 이들이 고소 전 작성한 고 이희건 명예회장 설명자료에 대해 캐물었다. 시나리오에는 2010년9월1일 일본에 거주중인 고 이 명예회장을 방문키로 돼 있다. 변호인은 설명자료에 "검찰이 전형적인 비리로 판단한다라고 돼 있다"며 이것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변씨는 "이 모 부장이 대검 수사관을 만났는데 수사관이 비리대출이라는 정보를 줬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검찰 수사관이 수사기밀사항을 정보로 줬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의아해 했다. 변호인은 또 "노조위원장 면담 자료에는 사장 탐 안난다고 답하자라고 돼 있는데 거사 후 시나리오에는 행장이 사장을 겸한다고 돼 있다"며 이 전 행장에게 사전에 보고된 내용인 지를 물었다. 변호인은 이와 함께 USB에 일부 인사들의 핸드폰 통화내용이 캡쳐돼 있는데 이것이 불법(동의없으면)인지 모르냐고 따져 물었다.


◇봉합 안된 신한사태 = 국내 금융권을 뒤흔든 신한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 사장측은 여전히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고, 조직내에서 인사 불이익 등 조직차원의 보복에 불만이 팽배해 있다.


금융당국으로 중징계처분을 받고 물러난 라 전 회장은 여전히 신한금융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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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관계자 A씨는 "이 전 행장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직원들이 승진 및 보직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한 회장의 탕평책은 대외용에 불과하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지난해 9월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 코스에서 열린 27회 신한동해 오픈 프로암 대회에 라 전 회장이 최경주 프로와 함께 라운딩하는 등 여전히 신한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탕평책 인사에 대한 비판에 대해 한 회장은 "어느 한편에 서면 조직이 분열되기 때문에 가급적 선입견을 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신 전 사장측이던 이 전 행장측이던 모두 신한 조직에 누가 되고 직원 정서에 좋지 않은 언행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영신 기자 a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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