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1일 열린 '내수활성화 민관합동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세계 경제 위기의 파고가 높아지면서 상반기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국내 경제가 처한 긴박한 상황을 강조한 것이다.
그만큼 이날 토론회는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 최후의 보루인 '내수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자유롭고 활발하게 토론됐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이 대통령이 먼저 "시간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토론하자"며 불을 지른 후 각 주제 별 토론에 활발히 참여했다.
특히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 현업 종사자들로부터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한 생생한 사례와 대안이 제시됐다. 이로 인해 직원들 휴가 보내기, 구내식당 이용 자제하기, 재래시장 상품권 발행 늘리기, 회식 자주 하기 등 일선 지자체에서나 논의될 법한 내수 활성화 방안이 토론 결과로 도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특히 정부 부처 장관ㆍ청와대 참모들이 진땀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회 자체가 이 대통령이 "경제 부처 장관ㆍ참모들이 낙관적인 보고만 올린다"며 민간의 의견을 직접 듣겠다고 마련한 자리인 만큼 불편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결론이 난 외국인 카지노 사전심사제 도입 문제가 이날 또 거론되자 "추진하겠다고 한 게 언제인데 왜 아직도 처리하지 않았냐"는 등 정부 부처 장관 및 참모들의 안이한 일처리를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기관의 CD금리 담합 논란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금융위원회 측은 부랴 부랴 "김 위원장이 예정된 휴가를 떠나 대신 부위원장이 참석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기업 대표도 허심탄회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들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큰 화두로 대두된 '경제민주화'에 대해 "기업 투자 의욕을 저하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허 회장은 "연초에 발표한 대기업들의 투자 및 고용 계획을 차질없이 집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중소기업을 대표해 참석한 김 회장이 특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융권들이 각종 수수료를 대기업에 비해 더 받는 경우가 많다"며 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 대해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은 22일 브리핑에서 "세계 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 우리 경제의 성장 원동력인 수출이 침체될 게 뻔하며 대안은 내수 활성화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사전 대비 차원에서 정부ㆍ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끝장 토론을 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때도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아 극복했다"며 "최근 위기도 정부 혼자로는 극복하기 힘들다. 경제단체들이 이번 토론회를 통해 적극 협력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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