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방한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오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미국은 북한에 어떤 적대적 의도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더 이상 보상하지 않을 것이며 도발할 경우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택은 북한 앞에 있고 그 선택은 북한이 해야 한다"며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서도 "평화적으로 개발하겠다고 한 후 부인하고 기만했다"며 "NPT 가입국 가운데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이라는 걸 입증하지 못한 유일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북한과 마찬가지로 이란에게도 "이 문제는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정상회의 기간에 중국ㆍ러시아 등 관련국 정상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 물질을 줄이고 핵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핵안보정상회의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 온 '핵무기 없는 세상'의 구체적인 협의체다. 지난 2010년 워싱턴회의에 이어 2차로 열리는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북한과 이란 등 개별국가들을 정식의제로 다루진 않지만, 전날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담 등 각국 정상들과 회담에서 꾸준히 거론하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또 "앞으로 핵테러를 막는 작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테러리스트들의 핵 물질 취득을 원천 봉쇄할 것이며, 불법 핵물질 거래도 차단할 것"이라며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으로 알 카에다 등 핵무기를 취득하려했던 조직들이 점점 약해지기는 했지만 앞으로 많은 국가들이 핵무기와 핵물질 제거를 위한 2년 전의 약속을 이행하고, 더 구체적인 수치를 공약으로 내걸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는 사전에 추첨을 통해 선발된 한국외국어대 학생과 대사관 관계자ㆍ취재진 등 900여명 이상이 몰렸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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