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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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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KBS2 일 밤 9시 5분
“국민 여러분들이 하지 말라고 하면 안하겠습니다. 그러나 특정 인물 1명이 하지 말라고 하면 끝까지 시사개그를 하겠습니다.” ‘애정남’의 마지막 질문은 ‘최효종은 시사개그를 계속해야 하나요?’였고, 최효종은 웅변하듯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대답했다. 이 정도는 사실 예상답안이었다. 진짜 놀라운 건, “고소하라 그래. 우리를 우습게보니까 그러는 거야. (중략) 나도 내 할 말 다 했어. 어우 속이 시원하네”라며 속사포 대사를 내뱉은 ‘비상대책위원회’의 김원효와 올해 연예대상을 “올 한해 가장 큰 웃음 주신 마포에 있는 한 국회의원”으로 지목한 ‘불편한 진실’의 황현희는 물론, 풍자와 전혀 관련없는 코너 ‘감사합니다’마저 “지난주 개콘, ‘달인’ 끝나서 시청률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국회의원이 도와주네, 감사합니다”라는 대사로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개그맨들을 “우스운 사람”으로 바라본 ‘그 분’에게 개그맨들이 단체로 날리는 강펀치였다. 그래서 <개그콘서트>는 굳이 빙빙 돌려 말하지 않았다. 고소라는 단어를 셀 수 없이 입에 올렸고 국회의원의 지역구를 공개했으며 대놓고 “고소하라”고 외쳤다. 본인들이 가장 잘하는 개그로 맞대응한 <개그콘서트>만의 방식은 눈물나게 웃겼고, 눈물나게 시원했다. 이태선 밴드의 마지막 연주가 다가오는 월요일을 알리는 아쉬운 신호로 들리지 않을 만큼. 그렇다고 마냥 박수치며 좋아할 순 없다. 객석이 고소 개그에 환호하는 동안, 김준호의 삭발투혼은 “가발임”이라는 자막이 없었다면 잊혀질 뻔했다. 디테일한 관찰력이 돋보인 새 코너 ‘리얼리T’의 임팩트는 갈수록 희미해졌고, 심지어 ‘애정남’ 역시 최효종의 마지막 멘트만 각인됐을 뿐 그가 목에 핏대를 세우고 말했던 ‘위험한 동성친구’의 기준은 또렷이 기억나지 않았다. 웃음을 주는 방송에서 오로지 웃음이 목적이었던 개그가 묻혔다. 진짜 고소해야 될 사람은 따로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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