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직장인 홍모씨는 최근 한 소셜커머스에서 단골 레스토랑의 반값쿠폰을 사서 쿠폰 사용이라고 밝힌 뒤, 메뉴를 주문했다. 정가 대비 40%가량 할인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것도 잠시, 그는 주문한 음식들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 평소 시켜먹던 것보다 양이 눈에 띄게 적었기 때문이다. 홍씨는 "예전에 먹었던 맛과 양을 생각하면서 쿠폰을 구매한 건데 딱 쿠폰 금액에 맞는 수준의 메뉴가 나왔다"며 "이럴거면 반값쿠폰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에 나온 일부 제품이 '소셜커머스용'으로 따로 제작돼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폰으로 외식 메뉴를 살 때, 중량이 유난히 적거나 메뉴 구성이 달라졌다고 느껴진 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었던 것. 업계에서는 백화점용 상품과 아웃렛용 기획 상품이 따로 있듯이 소셜커머스에서 파는 상품들도 일부분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 이익률을 따지면 정상가로 판매하는 제품과 100% 똑같은 것을 판매할 수 없다"며 "소셜커머스를 통해 판매하는 제품은 생지(밀가루 반죽)의 중량을 적게 써도 소비자들이 이를 잘 알아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외식 뿐만이 아니다. 최근 소셜커머스에 피부관리 할인쿠폰을 판매한 A 피부관리업체 원장은 "솔직히 3~4만원짜리 쿠폰을 사서 온 고객들에게는 기존 회원들이 받던 8~10만원짜리 서비스와 똑같이 해주지 않는다"며 "이들에게 쓰는 화장품이 다르고 팩 종류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쿠폰 사용자들에게 기존 서비스를 똑같이 해주면 남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이 업체에서는 3일 만에 500명 이상이 쿠폰을 구매했다.
업계의 공공연한 '이중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최근 한 피자업체에서 진행한 반값쿠폰을 구매한 부천의 한 고객은 "매장에서 먹었을 때는 맛있어서 소셜커머스로 샀는데 샐러드 온 것을 보고 너무 실망해서 사진찍고 항의하고 싶었을 정도였다"며 "반값쿠폰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는 것 같다. 그냥 제 돈 주고 먹는 게 낫겠다"고 불평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소셜커머스 불만 접수건 중 70%이상이 식음료 구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과 실제 구매한 제품이 다르다는 점, 쿠폰 사용시 불친절하고 추가 구매를 유도한다는 점 등이 가장 불만이라고 답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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