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은 영원한 죄인인가①

“우릴 파렴치한 내몰지 말라” 금융권의 이유있는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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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은 ‘탐욕의 화신’ 인가. 한국 금융이 국민을 상대로 부당하게 높은 수수료를 취했고 손쉬운 ‘예대마진’ 운영으로 사상 최대의 수익을 취했다는 여론이 빗발치는 요즈음이다. 더욱이 일부 금융권에서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을 수혈받아 회생한 처지에 자기들끼리 ‘돈잔치’를 벌일 계획이라는 비난이 넘쳐난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 한다는 지적도 거기서 나온다. 과연 한국금융은 이처럼 파렴치하고 탐욕스럽기만 한 것일까?


“어느 우유 목장이 있다. 그 목장은 우유를 배달하는데 매일 한 드럼을 사는 곳보다 한 병을 사는 곳의 우유 값이 더 비싸다. 하지만 한 병을 배달하는 곳은 이 목장의 입장에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곳이다. 한 드럼을 사는 집이나 한 병을 사는 집이나 배달 직원을 보내야 한다. 그런데 한 병을 사는 곳의 우유 가격을 한 드럼 사는 곳과 같게 하라고 한다.”

“또 이 목장은 우유 판매가 적자라서 정작 소를 사고파는 일이 주업이 되었다. 지금은 소 장사도 나쁘지 않은데 이게 불안하다. 언제 광우병이 돌아 폭삭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 장사로 돈을 버니 우유 가격을 더 낮추라고 한다.”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생각할까? 목장 주인에게 우유 가격을 더 낮추라고 할 수 있을까?


이 내용은 얼마 전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를 ‘우유 목장’에 비유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얘기다. 여기서 우유판매는 신용판매에 따른 수수료 수입을, 소 판매는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대출사업을 말한다. 위험이 큰 대출사업 확장을 통해 수익을 내니까 영업 여건이 어려운 신용판매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더 낮추라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대한 항변이자 하소연이다.

“고임금·고배당·예대마진 숫자보고 얘기하라”
금융권 탐욕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금융사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적자금을 받고도 천문학적인 보너스 잔치를 벌인 미국 월가와 국내 금융사를 비교하는 것은 논리 비약이 심하다는 주장이다. 국내 금융사가 과도한 이익을 추구한 것도 아니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은행들이 ‘돈잔치’를 벌이려고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한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주주 배당을 자제하라고 하는데 그러면 누가 은행에 투자를 하겠느냐고 반문한다.


금융사 임원들이 제조사 임원들보다 급여를 많이 가져간다는 지적에는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금융사 급여 수준이 제조업 수준보다 훨씬 적다고도 얘기한다. 일부에서는 주식회사로서 그 정도의 이윤 추구는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다 비슷하게 받으라는 것이 비상식적이라고 받아치기도 한다.

사실 금융사 직원들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근 3년간 임금 동결과 반납, 삭감 등을 통해 금융 위기 극복 과정에서 고통 분담에 앞장서왔다. 심지어 신입사원의 임금을 너무 삭감하다보니 타 업종에 양질의 인재들을 빼앗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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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는 “은행권이 예대마진을 확대해 수십조 원의 수익을 내고 임직원에게는 고액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주장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인상해 예대마진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한다. 국내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마진은 지난 2009년 2.44%를 기록한 후 지난해 2.35%, 올 1·4분기 2.14%, 2·4분기 2.08%로 오히려 감소 추세라는 것이다.


연합회는 은행권 임직원이 과도한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연합회에 따르면 2008년 직원 5000명 이상 대기업과 보험업계 등은 전년 대비 4~5%가량 임금을 높였지만 은행들은 임금을 동결했다. 또 대기업과 보험업계가 각각 0.2%, 3% 인상한 2009년에는 아예 임금을 반납하거나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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