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한국 축구팬에게 '블루드래곤' 이청용(볼턴)의 부상은 참 아프다. 하지만 이청용의 부상이 만들어낸 단 하나의 수확이 있다면 바로 남태희(발랑시엔)의 발견이 아닐까.
'조광래호 신예' 남태희가 2014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에서 매 경기 빛나는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의 보물로 떠오르고 있다.
남태희는 전반 8분 아크 정면에서 이용래에게 받은 볼을 지동원에게 빠르게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지동원이 페이크 동작으로 박주영에게 흘려주자 박주영은 지체없이 강하게 오른발슛,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GK 알 칼디도 꼼짝없이 당한 기막힌 선제골이었다.
지난 2월9일 터키 트라브존에서 열린 터키와의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남태희는 당시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우선 보여줄 만한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대표팀 오른쪽 붙박이 이청용의 백업요원이었기 때문.
A매치 출전 4경기 만에 존재감을 확인한 남태희는 이날 쿠웨이트전서도 선발 출전해 눈부시게 활약했다. 한국이 박주영의 선제골 이후 이렇다할 슈팅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할 때도 남태희는 왼쪽과 오른쪽에서 부지런히 패스를 찔러주거나 박주영의 머리를 겨냥해 볼을 올려줬다. 후반 20분 염기훈과 교체될 때까지 많은 찬스를 만들어내며 공격을 주도했다.
남태희는 "조광래 감독님이 수비 가담을 많이 하는 것을 지시하셔서 노력하고 있다.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에 녹아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청용 백업'에서 당당한 주전으로 올라선 남태희가 향후 얼마만큼 진화하며 축구팬들을 즐겁게 해줄 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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